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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복면가왕' 20년차 가수 김연우의 재발견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5-07-20 09:09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 <사진=MBC '일밤-복면가왕' 방송화면>

[스포츠조선]'가면 하나 썼을 뿐인데...'

MBC '일밤-복면가왕'이 20년차 가수 김연우도 재조명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복면가왕'에서는 4연속 가왕 자리를 꿰차며, 그 독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증을 자아냈던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이하 클레오파트라)가 왕좌를 떠났다. 가면을 벗은 그의 정체는 모두의 예상대로였다.

이날 클레오파트라는 또 한 번의 놀라운 무대를 펼쳐 보였다. 그는 민요 '한오백년'을 선곡해 구성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무대를 펼쳤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역시 가왕이었다. 구성진 가락과 김연우 특유의 파워풀하고도 고운 음색이 더해져 듣는 이들의 감동을 이끌어 냈다. 애끓는 목소리에 모두가 숨을 죽이고 그의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앞서 7대 가왕에 등극한 클레오파트라는 "다음 무대는 제가 전혀 해보지 않은 장르에 도전할꺼다. 프로그램을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던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당시 판정단 윤일상은 "근데 그 것 마저 잘해"라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런데 김연우는 정말 민요마저 소름끼치도록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마지막까지 감탄을 자아냈다.

1996년 토이로 데뷔한 김연우는 데뷔 20년차 베테랑 가수. '여전히 아름다운지',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간직하고픈 이별', '연인', '이별택시' 등 수많은 대표곡을 발표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그런 김연우에게 이토록 새로운 모습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이미 가창력으로 인정받은 프로 가수였기에, 그의 '복면가왕' 무대는 더 놀랍게 다가왔다.

특히 김연우는 가왕의 정체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다음 무대에 대한 기대를 자아내며 '복면가왕' 최고의 관전 포인트를 담당했다. 오느새 시청자들에게는 그의 정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졌다. 그의 정체와 관계 없이 시청자들은 클레오파트라의 다음 무대를 궁금해하고, 그의 무대 자체를 즐겼다.

김연우의 경연 무대 출연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는 MBC '나는 가수다'에 여러차례 출연해 다양한 무대를 보여준 바 있다. 자신이 대표곡을 비롯해 다른 가수들의 노래까지 다양한 곡을 소화했다. 하지만 '복면가왕'에서처럼 널리 회자되지는 않았다. 김연우라는 이름에 대한 익숙함과 대중들의 기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면을 쓰고 김연우라는 이름을 감추자, 그의 노래가 지닌 진짜 힘이 드러났다. 클레오파트라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부터 노을의 '만약에 말야',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 바비킴의 '사랑 그 놈', 부활의 '사랑할수록', 민요 '한 오백년'까지, 매번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그 한계를 알 수없는 무대 소화력을 보여줬다. 곡에 맞춰 목소리마저도 자유자재로 변조시키며 듣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연출자 민철기PD는 스포츠조선에 "김연우씨가 승패를 넘어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한 무대를 보여주고 싶어 하셨다. 창에 도전하기 위해 명창 남상일 선생님께 사사까지 받았다고 하시지 않았다. 다음 무대는 헤비메탈을 하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며 "이것만 넘으면 5연승 가는 건데, 결코 쉽게 가지 않으셨다. 우승보다는 시청자들에게 안 보여줬던 무대를 보여주겠다는 그런 각오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모든 것을 보여준 김연우는 마침내 가면을 벗었다. 그는 "그동안 별로 잘하지도 않는 무대인데 오랫동안 사랑해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정말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이제 엄마에게 나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며 "여기까지 오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정말 홀가분하고 시원한데 약간 섭섭한 느낌도 있다. 시원섭섭한 기분이 이런 건가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연우는 "클레오파트라는 다들 아셨겠듯이 가수 김연우였다. 모두 아시면서 쉬쉬했던 분위기 참 재밌었다. 같은 아파트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렸는데 부부가 아무 말 없이 타고 내리다 '맞죠? 클레오파트라 맞죠?'라고 묻더라. 황당해 아니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점도 아주 재밌었다. 시청자 여러분 많이 응원해달라. 앞으로도 계속 좋은 노래 부르겠다"고 덧붙였다.

'복면가왕' 사상 최다 득표와 최장 가왕이라는 기록을 쓰며 화려하게 퇴장한 김연우. 클레오파트라와 이별이 아쉽지만, 20년차 김연우의 재발견이라는 점에서 가슴 한 구석에 뿌듯함이 남는다. 8대 가왕인 노래왕 통키를 비롯해 앞으로 '복면가왕'에서 어떤 가수들의 활약이 펼쳐질지, 또 어떤 가수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발견 될지 궁금해 진다. 그리고 '영원한 복면가왕' 김연우의 행보도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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