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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씨스타, 걸스데이, AOA, 에이핑크, 나인뮤지스, 밍스, 여자친구….
특히 요즘은 사전 프로모션부터 활동 기간 내내 이슈몰이를 할 수 있는 콘텐츠 준비까지 한 번의 컴백에 들어가는 돈의 규모가 큰 만큼, 기획사 마다 사활을 걸었다는 표현도 부족할 정도다. 이는 인기 최정상의 걸그룹은 물론이고 고래 싸움에서 버텨내야 하는 신인급 걸그룹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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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걸그룹들이 컴백 시 겹쳐지는 것을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상대는 최고의 팬덤을 자랑하는 소녀시대와 발표하는 노래마다 히트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씨스타다. 그나마 씨스타야 비교적 일찍, 6월 중순 컴백을 확정했지만 소녀시대는 아직까지도 컴백 날짜가 정확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다보니 몇몇 걸그룹은 소녀시대를 피하기 위해 컴백 시기를 저울질해왔던 것이 사실. 하지만 소녀시대의 안갯속 컴백 일정에 이들은 더 이상의 저울질은 불가능하다고 선언하고 서둘러 컴백 일을 확정 지었고, 거기서 겹치는 그룹들이 나오게 됐다.
한 관계자는 "한 걸그룹의 경우 이미 지난 5월 말에 노래며 안무까지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소녀시대의 컴백일을 기다리다 두달 가까이 컴백을 늦춰야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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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의 활동 트렌드가 바뀐 것도 걸그룹 홍수를 낳은 한 원인이 됐다. 뮤직K의 이응용 이사는 "한 가수를 성공시키는 전략은 크게 한 방을 노리는 작전과 잽을 계속 던지며 한 방이 걸리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나뉜다. 그런데 디지털 음원 시장이 되며 계속해 잽을 던지는 작전이 예전보다 쉬워졌다"며 "특히 신인의 경우 이 작전이 더욱 중요해졌고 그러다보니 최정상의 걸그룹과 신인급 걸그룹이 뭉쳐서 나오는 현상이 벌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계절적 요인도 무시 못한다. 걸그룹은 대부분 노출이 많다보니 겨울보다는 여름에 더욱 주목을 받는다. 여기에 각 방송사 역시 걸그룹 멤버들을 활용한 여러 여름 특집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여름에 나오는 걸그룹은 노래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여름에는 각종 행사가 쏟아지는 만큼 6월과 7월에 신곡을 발표하고 활동해야 7, 8월 행사 성수기를 바쁘게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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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걸그룹들이 최근 들고 나오는 콘텐츠의 퀄리티가 비슷비슷해진 것도 컴백이 몰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고 있다. 이응용 이사는 "대형 기획사와 중소 기획사 간에 콘텐츠 제작 능력면에서는 확실히 차이가 줄어들었다. 그러다보니 신인급 가수가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며 "콘텐츠에 대한 퀄리티가 확보되며 걸그룹 경쟁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뜻밖의 대박을 터트리는 팀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2015년 걸그룹 대전'이 22일 시작됐다. 올 여름에는 어떤 그룹이 어떤 춤과 노래 그리고 의상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며 인기를 얻게 될지 벌써부터 그 경쟁의 치열함이 느껴질 정도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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