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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한줌의 재가 된 프랑스 노병과 다시 만나다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15-05-13 09:07


가수 이승철이 한 줌의 재로 변한 프랑스 노병 고 레몽 베나르를 다시 만난다.

이승철은 15일 오전 11시 부산 UN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안치식 등에 참석해 그의 영면을 돕는다. 이날 이승철은 추도사를 읽고 유족 등을 위로할 예정이다. 앞서 유해는 14일 한국으로 옮겨 온다.

지난 1950년 6.25전에 스무살의 나이로 참전한 프랑스 청년 레몽 베나르는 평생 한국을 '제2의 조국'으로 생각해온 푸른 눈의 참전 용사다. 그의 프랑스 자택에는 늘 태극기로 가득했다. 그는 태극기를 평생 "우리 나라 국기"라고 불러왔다. 레몽 베나르는 지난 3월초 숨을 거두면서 "내가 지키고 좋아한 나라 한국에 내 유해를 묻어달라"고 유언을 남기면서 이날 유해가 국내로 들어오게 됐다.

이승철와 프랑스 노병의 인연은 오래됐다.

2010년 9월 레몽 베나르가 한국을 찾았을 당시 이승철은 자신의 공연 DVD를 선물한 것이 첫 인연이 됐다. 대전 현충원에 잠들어있는 이승철의 아버지도 6.25와 베트남전 참전 군인이었기에 레몽 베나르를 향한 이승철의 마음은 더욱 같했다.

이후 이승철은 2011년 4월 프랑스 파리 인근에 위치한 레몽 베나르의 자택을 찾아 그의 한국 사랑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바 있다. 이밖에 이승철은 2011년 8월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공연에 레몽 베나르를 초대해 그가 특히 좋아했던 노래 '아리랑'을 특별히 열창하는 등 각종 인연을 이어왔다. 레몽 베나르는 '아리랑'을 듣고서는 감흥에 벅차 눈물을 크게 흘리는 일도 있었다.

이승철은 이후에도 레몽 베나르 할아버지 부부를 서울 자택으로 초청하는 등 인연을 유지해왔다. 두 사람의 특별했던 인연은 2013년 7월 SBS 스페셜 <푸른 눈의 마지막 생존자들>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차례 소개돼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레몽 베나르는 특히 이승철이 아프리카 차드에서 학교를 짓는 활동을 것을 두고 매우 대견하게 생각해왔다.

이승철은 "레몽 베나르 할아버지는 아프리카 차드에 학교를 설립하는 일을 두고 '내가 구한 나라의 사람이 이제 다른 나라를 돕는다'며 정말 크게 좋아했다"면서 "레몽 베나르 할아버지의 숭고한 뜻과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은 우리 모두가 어떻게 갚아야할 지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큰 것이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또 "죽음의 순간까지도 한국을 생각했다는 걸 떠올리면 너무 가슴이 아프고 먹먹해진다"면서 "그가 그토록 좋아했던 한국에서 오래토록 평안하게 잠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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