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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SK텔레콤 T1 우승이 가진 의미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05-03 18:13


'2015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시즌 우승을 차지한 SK텔레콤 T1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고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변화, 새로운 재미의 시작을 알리다!'

4개월여간 펼쳐진 '2015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의 스프링 시즌이 2일 SK텔레콤 T1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세계 최강을 뽐냈던 SKT T1이 1년여만에 부활의 소식을 알린 가운데, 이번 대회는 라이엇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정규 스포츠화를 목표로 준비한 리그제가 본격 시행된 첫 시즌이라 더욱 관심을 모았다.

리그제 도입, 새로운 흥미

라이엇게임즈는 올해부터 롤챔스를 연 3회로 나눠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각 4개월씩 2번으로 나눠 진행하는 리그제로 바꿨다. 팀과 선수들에게 출전 가능한 경기 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팬들은 참여팀들이 리그 기간 동안 다양한 전략적 시험을 함에 따라 만족도 높은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변화였다. 본격 프로화를 위한 필수적인 단계이기도 했다.

토너먼트의 짜릿함은 조금 떨어졌지만 시즌 후반까지 모든 팀이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게 됨으로써, 한 시즌에 소화하게 되는 경기도 매번 매치업마다 3판 2선승제, 총 56경기로 늘어났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 이에 따라 팬들은 시즌 내내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즐길 수 있었고, 각 팀들도 좀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기와 상대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지속적으로 도입하며 리그 전체가 활기를 띄었다. 또 시즌 막판까지 팀들이 물고 물리며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던 점도 팬들의 더 큰 호응을 모았다. 매주 수, 금, 토요일 등 3일간 지속적으로 열렸는데 경기가 열린 서울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은 매번 200여석의 유료 좌석이 대부분 채워졌다.

라이엇게임즈는 전폭적인 지원으로 프로화 정착을 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롤챔스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는 2000만원의 최저 연봉제를 도입했고, 최소 1년의 계약기간을 의무화해 좀더 안정적인 상황에서 실력 향상에 힘쓸 수 있게 했다. 특히 최저연봉으로 책정된 2000만원은 프로야구나 프로축구의 최저 연봉과 비교해도 적은 수준은 아니다. 이 비용을 라이엇게임즈가 직접 부담하면서 중소 게임단도 경기력 향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식스맨 도입, 실력 향상의 원동력

이번 시즌에서 가장 달라진 점 가운데 하나는 기존 팀별로 2개의 유닛팀을 운영하던 것을 1개의 팀으로 통합, 선수층이 두터워지는 효과를 얻었다. 이 과정에서 주전에서 밀려난 선수들이나 유명 선수들이 해외로 대거 이적하는 부작용도 낳았지만 팀의 경쟁력이 높아지거나 새로운 국내팀이 만들어지는 효과도 얻었다.


경기 상황에 따라 포지션에 여러 선수를 투입, 경기 양상을 반전시키는 식스맨 제도를 가장 잘 정착시킨 팀은 우승팀인 SKT T1이었다. SKT는 2일 열린 결승전에서 신생팀 GE타이거즈를 3대0으로 압도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3년 롤챔스 서머시즌부터 시작해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한국팀 최초로 제패한데 이어, 2013~2014 롤챔스 윈터시즌과 2014년 '리그 오브 레전드 올스타전'까지 연달아 제패했던 SKT는 한국은 물론 세계 최고의 팀으로 등극했지만 이후 선수 교체와 목표감 상실 등 대내외적인 이유로 1년 넘게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 들어 8개팀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세트별로 조합을 달리하는 식스맨 체제를 운영했고, 이는 2라운드 전승으로 1위를 차지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어 올 시즌 첫 대회에서 예상을 깨고 GE를 완벽하게 제압,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특히 결승전에선 주전인 '페이커' 이상혁과 '벵기' 배성웅 대신 미드와 정글러 자리에 '이지훈' 이지훈과 '톰' 임재현을 전격 기용, 3세트를 모두 따내며 식스맨 전략의 정수를 보여줬다. 오는 8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에서 전세계 6개 지역 스프링 시즌 우승팀이 만나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한국 대표로 출전할 자격까지 얻은 SKT는 2주 연속 국내외 대회를 제패할 절호의 기회까지 잡았다.

기존 선수들을 묶어 새롭게 창단된 GE도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1라운드 전승 등 11연승을 달리는 깜짝 활약도 리그제 도입 덕분이었다. 선수 출신의 정노철 감독의 지휘하에 매 경기 적절한 챔피언(캐릭터) 선택과 변화무쌍한 전술을 선보이며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케 했다.

이밖에 전통의 강호 CJ엔투스 역시 두 팀을 하나로 합치면서 한층 두터워진 선수층으로 1라운드 2위와 2라운드 3위를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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