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톺아보기'='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라는 순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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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예매율 90%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21일 기자들에게 먼저 공개됐다. 베일을 벗은 '어벤져스2'는 역시 볼거리의 향연이었다. 개봉에 앞서 공개된 비디오 클립 뿐만 아니라 꽤 여러 부분에서 관객을 놀라게 할만한 효과들이 등장해 감탄을 자아낸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냉소나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의 바른 생활 모습, '토르'(크리스 햄스워스)의 과격함, '헐크'(마크 러팔로)의 소심함(?)은 여전하고 예상 가능한 러브라인 뿐만 아니라 앞으로를 기대케하는 러브라인까지 등장해 후속작에 대한 미련을 남긴다.
거대한 힘을 가진 울트론(제임스 스페이더)이 왜 '호크아이'(제레미 레너)나 '블랙위도우'(스칼렛 요한슨), '캡틴아메리카'를 늘 살려두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이것저것 따지다보면 영화의 재미를 그냥 놓쳐버릴 수 있다.
당연히 수현의 출연분은 만족스럽지 않고 서울의 모습 역시 마음에 쏙 들지 않는다. 하지만 '어벤져스2'에서 서울이 몇분 나왔느니, 수현이 얼마나 중요한 캐릭터라느니, 지하철 좌석 배치가 다르다느니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런 질문들은 솔직히 '두 유 노우 김치(Do you know Kimchi)?'와 다름 없는 질문이다. '어벤져스2'는 한국 관객만을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얼마나 더 맛깔나고 볼거리가 많은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가지 걸리는 점은 스토리 구조가 전편들보다 좀 더 원작만화에 심취해 있다는 것이다. 마블 원작의 캐릭터나 이야기를 안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원작에 관심이 없는 관객이라면 '도대체 이 친구는 어디서 나온거지?'라거나 '이게 무슨 이야기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새 캐릭터 '퀵실버'(애런 존슨)나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는 그렇다쳐도 '비전'(폴 베타니)의 등장은 그런 막연한 궁금증을 더 키운다. 앞으로 마블은 얼마나 더 새로운 캐릭터를 우리에게 보여줄 작정일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