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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신혜를 질투할 수 없는 이유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5-02-05 09:32


사진제공=SALT 엔터테인먼트

박신혜는 여자가 더 좋아하는 여배우다. 아이돌 가수가 아닌데도 팬덤을 몰고 다니는 몇 안 되는 여자 연예인이기도 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좀 의아한 일이다. SBS '상속자들' 이민호 김우빈, '미남이시네요' 장근석 정용화, 그리고 최근 종영한 '피노키오' 이종석 김영광까지, 손꼽히는 대세 배우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는데도 여성 시청자들의 질투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팬덤이 날로 불어나다니.

"좋은 드라마를 만난 덕분이에요. 캐릭터도 매력 있었고요. 해외에서도 여성팬이 많은 편인데, 드라마에서 보여드린 쾌활하고 털털한 모습들을 좋아해 주시라고요. 또 제가 어렸을 때부터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보신 분들은 엄마 아빠의 마음으로 '잘 크고 있구나' 하면서 기특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시청자 뿐 아니라 동료들도 박신혜를 무척 아끼는 것 같다. 강민혁과 크리스탈은 '피노키오' 촬영지인 노원경찰서까지 응원하러 찾아왔고, 박형식은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촬영 중에도 박신혜의 연기를 모니터 해줬다고 한다. 물론 박신혜도 의리파다. 영화 이민호가 출연한 영화 '강남 1970' 시사회에도 가고, 정용화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비췄다. "친구들이 다들 성격이 너~무 좋아요. 서로 지향하는 점이 비슷해서 마음이 잘 맞아요."

'피노키오'가 맺어준 새 친구들도 빠질 수 없다. 신이 나서 친구 자랑을 늘어놓는 박신혜의 표정이 한층 환해진다. "이유비가 얼마나 귀여운지 아세요? 드라마에서 보여준 엉뚱하고 깜직한 모습이 실제라니까요. 이종석과 김영광도 장난기가 넘쳐요. 넷이 모이면 웃고 까부느라 정신이 없죠. 한번은 NG가 났는데 서로 쳐다만 봐도 웃음이 터져서 촬영이 안 되는 거예요. 천사 같은 감독님이 처음으로 혼을 내셨어요."

이종석과는 친구이자 멜로 파트너이면서 또한 라이벌이었다. 서로 티격태격하며 얼마나 신경전(?)을 펼쳤는지 모른다. "촬영장의 꽃은 여배우라던데 내가 종석이와 미모 경쟁을 할 줄이야…. 특히 종석이 속눈썹이 얼마나 예쁜지, 제가 미모에서 밀렸어요. 하하. 조수원 감독님을 사이에 놓고도 서로 예쁨 받으려고 투닥거리곤 했어요. 종석이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감독님을 만났지만, 저는 그보다 훨씬 전에 '천국의 나무'에서 만났는데…. 제 인연이 더 오래됐으니 제가 더 예쁨 받아야 하지 않아요?"

괜히 입술을 삐죽거리지만 눈에는 웃음기가 가득하다. 그만큼 이종석과의 호흡이 좋았다는 얘기다. 전작에선 또래이긴 해도 한두 살 많은 오빠들과 연기했다. 그들이 이끄는 대로 맞춰가는 게 편하고 자연스러웠다. 반면 동갑내기 이종석과는 연기는 서로 맞춰가면서 완성시켜가는 데서 오는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종석이는 리액션이 굉장히 좋아요. 제가 대사를 할 때 종석이가 집중해서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초반에 에너지를 많이 쏟아내야 해서 벅찼을 텐데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버텨내는 모습이 대견하고 멋있었어요. 눈빛이 따뜻한 친구이기도 하죠."

'피노키오'에서 박신혜가 연기한 최인하 캐릭터는 거짓말을 못하는 피노키오 증후군을 가진 사회부 수습기자다. 마음을 감추려 할 때마다 딸꾹질이 나오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어머니(진경)의 왜곡보도로 모든 것을 잃은 최달포(이종석)와의 애틋한 멜로, 그리고 사건 취재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초년병 기자의 열정과 당찬 면모를 예쁘게 그려냈다.

"기자는 정말 의미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공익을 위해 일하는 거잖아요. 드라마를 하면서 말의 무게와 중요성을 깨달았어요. 그 말들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잖아요. 말을 쉽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얼굴이 알려진 배우니까 말 한마디로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을 거예요.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수습 딱지를 떼고 진짜 기자가 된 최인하처럼 박신혜도 '피노키오'를 통해 배우로서 한 뼘의 성장을 이뤘다. 앞으로의 행보에 '피노키오'가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은 예감도 든다. 그리고 박신혜 개인에게도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다가오고 있다. 졸업이다. "올해는 제~발 학사모를 쓸 수 있기를! 이제 논문 준비도 해야 하고, 휴~ 벌써부터 걱정이에요."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사진제공=SALT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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