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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 기자의 직격 인터뷰]김나운이 냉장고가 4개인 이유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3-08-28 08:05


탤런트 김나운 집에서 최근 그녀의 집과 관련된 논란들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탤런트 김나운의 냉장고와 집이 이슈다.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김나운 집에 냉장고 방이 따로 있다는 게 전파를 타면서 네티즌의 관심이 몰렸다. '럭셔리한 집이 부럽다', '초호화 저택에 업소영 냉장고까지 정말 대단하다' 등의 부럽다는 반응과 동시에 '가정집에 왜 업소용 냉장고가 4대나 있냐', '한가족 뿐인데 도대체 낭비가 얼마나 심하냐' 등의 악플과 추측 글이 넘쳐났다. 드라마에서 인심 좋고, 동네 사람 같은 친근한 이미지의 김나운이, 실제도 비슷한 모습일 거란 예상과 방송에서 보여진 모습이 달라서 그런 듯하다. 그런데 김나운은 평소 방송가에서도 인심 좋기로 알아주는 연예인으로 통한다. 그래서 프로그램 제작진도 '따뜻한 집밥'을 테마로 정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연예인이었고, 빨리 섭외를 했다. 또 김나운에 대한 연예계 평판 역시 나쁜 편이 아니다. 그래서 김나운에 대한 네티즌 평가와 실제 평가의 차이가 얼마나 다른지 궁금해, 직접 김나운의 집을 찾아갔다.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위치한 김나운의 집은 몇 세대 밖에 없는 전형적인 고급형 빌라로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북한산 끝자락이라 전원주택의 느낌이 물씬 나는 집이었다. 집앞 주차장이 있는 3층짜리 빌라로 뒷마당엔 정원과 이슈가 됐던 분수가 자리하고 있었다. 방송에 나온 것처럼 일견 초호화 주택이란 말이 제법 어울렸다. 그런데 집에 들어가는 순간 부터는 일반 집이란 느낌이 없었다. 사무실이었다. 집 앞엔 김나운의 소속사인 올박스홀딩스라는 간판이 걸려있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면 직원들이 분주하게 왔다갔다하며 업무를 보고 있다. 럭셔리 집이라고 생각해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예상했지만 여느 사무실처럼 물품들은 여기저기 쌓여있고, 휴대폰을 들고 통화하는 직원들이 들락날락거리고 있었다.

"생갭다 지저분해서 좀 놀랐죠? 집이긴 한데 1, 2층을 사무실로 쓰고, 실제 집으로 쓰는 공간은 3층뿐이라 그래요. 남편이 사업을 하는데 집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어요."

김나운의 남편인 조수영 대표는 소속사와 식음료 사업체인 '김나운 더 키친'을 김나운과 함께 경영하고 있다. 조 대표는 훤칠한 키에 듬직한 체구로 김나운처럼 좋은 인상의 소유자다. 조수영 대표의 소개로 들어간 집의 1층엔 '김나운 더 키친'과 관련된 물품과 샘플들이 이곳저곳에 전시돼 있었다. 그리고 1층 앞 주차장 한켠에 창고가 있었다. 창고엔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문제의 업소용 냉장고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방송에선 냉장고 방이라고 나갔는데, 사실은 창고예요. 식음료 사업을 하기 때문에, 냉장고가 꼭 필요하거든요. 냉장고엔 각 공장에서 올라 온 샘플들하고, 새로 개발한 상품을 판매 전에 유통기한 테스트하는데 사용해요. 그래서 실은 가족들 먹거리보다 사업과 관련된 것들이 잔뜩 들어있어요. 그리고 봉사 갈 때 쓰려고 식재료를 대량으로 보관해야 할 때가 좀 많거든요."

실제로 냉장고엔 김치부터 고등어, 연어 등 다양한 식재료들이 한가득 담겨 있었고, 날자 별로 표기된 통들이 놓여 있었다. 창고 한켠엔 식당에서나 쓸법한 식판과 국자, 숟가락 등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방송에서 식판을 보고, 집에 식판이 있다고 악플을 남기기도 했다.

"식판은 봉사활동에 사용하려고 장만한 거예요. 옛날엔 돈 있으면 명품 가방 사고 그랬는데, 요즘엔 돈 생기면 식판, 숟가락, 젓가락, 국자, 냄비 이런거 사요. 한 번에 다 못 사거든요. 업소용 제품들이 의외로 싸지 않아요. 창고에 이렇게 보관하다가, 봉사활동 갈 때 다 들고 나가요. 아무래도 1회용 제품을 사용하고 싶지 않아서요. 사실은 밥차를 사고 싶어요. 대형 버너가 있는데, 정말 무겁거든요. 직원들이 고생하죠. 봉사 갈 때 제 차, 회사차, 직원차 동원해서 이걸 다 싣고 가거든요."


실제로 김나운은 봉사활동을 자주 다니는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봉사활동이라고 모든 게 준비 된 행사장에 잠깐 얼굴만 내비치는 여느 연예인과는 다르다. 마지막까지 남아서 직접 다 정리하고, 챙기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사서 고생하는 오지랖 타입이다. 봉사 다녀오면 집에서 큰 대야에 식판이랑 숟가락을 쌓아놓고 설거지까지 모두 마무리해야 뿌듯하다고 한다. 그래서 자주 가는 병원에서 의사가 몸 생각해서 봉사 좀 그만다니라고 할 정도다.

딱 보기에도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촬영만으로도 바쁠 텐데, 집에 와서는 직원들 밥 해주고, 신제품이나 샘플이 나오면 직접 요리해, 품평회도 한다. 그리고 틈틈이 봉사도 다닌다. 몸이 남아나지 않을 거 같다. 지난해 김나운은 건강 프로그램 '비타민'에서 골다공증과 관절이 심각하게 위험하다고 판정을 받기도 했다.

"사실 집에 들어오면 좀 힘들어요. 항상 집에 사람들이 있으니까, 반바지나 민소매 옷도 못 입어요. 편하게 지내고 싶은데 내 공간이 없으니까 힘들어요. 일주일 중에 반나절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요. 아무래도 3층 침실 하나만 프라이빗한 공간이 거든요."

직접 집안 곳곳을 둘러보니 방송에서 본 것과는 분명 다른 부분들이 많았다. 럭셔리한 집이 아니라, 사무실과 집이 섞인 조금은 어수선한 집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분명 비싸고 좋은 집이긴 하지만, 흔히 얘기하는 초호화 럭셔리 하우스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논란이 된 것에 대해 '맨발의 친구들' 제작진에게 서운하지 않을까?

"서운한 건 없어요. 촬영 때 온 스태프가 100명이 넘었는데 연어비빔밥을 다 해줬는데, 국물을 못 해줬어요. 그게 계속 마음이 무거워요. 아, 그리고 다른 분들한테는 다 줬는데, 강호동씨한테 소금을 못 줬어요. 밤새 소금 볶아서 한 병 준비했거든요. 예전에도 뭐 주기로 했다가, 못 줬거든요. 주소를 몰라서 이번에도 못 보냈네요."

김나운, 그녀는 마치 오랜만에 놀러 온 딸에게 집에 있는 음식들을 바리바리 싸주는 친정 엄마 같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논란이 됐던 업소용 냉장고들은 김나운 집의 창고에 자리하고 있었다.
사진=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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