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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비즈]연예인 1인 기획사, 과연 남는 장사일까? 그 대차대조표를 살펴보니…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3-01-22 09:48


스타들에게 1인 기획사는 옳은 선택일까? 최근 연예계에는 스타가 직접 기획사를 차려 활동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 대차대조표를 따져보면 득보다 실이 더 큰 경우도 많아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사진은 최근 가수 비와의 열애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하게 대응한 김태희. 스포츠조선DB

강지환 고현정 김태희 배용준 소지섭 이병헌 장나라 최지우의 공통점은? 자신의 기획사를 차렸다는 점이다.

하루에도 열두 번 강산이 변하는 연예계에서 한 소속사와 장기계약을 하는 스타들은 극히 드물다. 그리고 한 술 더 떠 자신만의 소속사를 차리는 스타들도 늘어나고 있다. 연기하기도, 노래하기도 힘든 연예인들이 이렇게 '마이 웨이'를 외치며 직접 회사를 차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은 과연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을까.

득만큼 실도 많다는 '1인 기획사'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보자.


키이스트라는 기획사를 직접 설립해 동료 배우들을 적극적으로 영입, 회사를 성공적으로 키운 배우 배용준. 스포츠조선DB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나

1인 기획사 설립을 결심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신인때는 하루 24시간을 돌아도 불만이 없다.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그러나 활동 경력이 쌓일 수록 자기 주장이 확실해진다. 작품이나 노래를 선택하는 안목도 생긴다. 또는 생긴다고 자부한다. 그러다보니 소속사의 권유나 결정에 따르기보다는, 스스로 활동 노선을 정하길 원한다. 소속사가 흥행성을 먼저 생각한다면, 스타들은 작품성이나 예술성에 더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와 함께 수익 배분 문제도 주요 원인중 하나다. 특히 최근 몇년 사이 엔터 비즈니스계의 파이 자체가 급성장한 점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익규모가 커졌다. 소속사와의 지분 고민 없이, '내가 벌어서 내가 갖겠다'는 점이 스타들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배우 겸 가수 장나라는 아버지 주호성 씨가 대표로 있는 나라짱닷컴 소속이다. 스포츠조선DB
위기관리에 취약한 구조 , 스타도 사람이다?


자기 이름을 내건 스타들은 대부분 경영에 가족을 참여시킨다. '내 뜻을 제일 잘 알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윤은혜 장나라는 아버지가 소속사 대표며, 김태희는 형부를 내세웠다. 이처럼 부모는 물론이고 형제, 자매, 형부 등이 회사 운영에 관여한다.

그러다보니 사무실이 배우의 특성과 취향을 최대한 존중하며 그 중심으로 움직인다. 바로 이 점이 1인 기획사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 된다.

때로는 하고싶은 노래나 작품보다는, 해야만 하는 활동이 스타 개인에게 의외의 대박을 안겨줄 수도 있다. 그런데 1인 기획사의 경우, 스타들이 선뜻 나서고 스스로 결정하기 전까진 활동을 강요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백기가 길어지고, 그 사이 후배들은 무섭게 올라오니 부담이 커진다. 결국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스캔들이나 열애설 등 위기관리에 있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타도 사람이니만큼,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긴 쉽지 않다. 특히 가장 프라이빗한 열애에 있어선 자신의 문제를 객관화해서 판단하기 어렵다. 그렇다보니 위기 상황을 어떻게 관리할지, 신속한 대응과 의사처리 과정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최근 김태희가 비와의 열애를 인정하기까지 우왕좌왕하는 듯한 인상을 안겨준데는, 1인 기획사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또 해외 공연이 수익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가수들은 실질적인 어려움을 직면하게 된다. 해외프로모터를 비롯해 공연 한 번에 최소 100여명의 스태프가 움직여야 하는데 가수들이 자신만의 소속사를 차릴 경우, 수만가지 실무를 직접 챙겨야한다.


가수 중에서는 드물게 1인 기획사 성공의 사례가 된 가수 김태우. 김태우는 소울샵엔터테인먼트를 세웠다. 스포츠조선DB
성공한 1인 기획사 비결은?

일찍이 자신의 회사 키이스트를 차린 배용준은 동료 배우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지금도 키이스트엔 김수현 임수정을 비롯해 25명의 연예인이 포진해있다. 자신의 영문 이니셜을 딴 BH엔터테인먼트를 세운 이병헌도 창립 초기부터 아예 진구 한채영 등과 함께 했다.

더불어 풍부한 경영 전문가들도 성공에 있어 필수 조건이다.

지난 2006년 알스컴퍼니를 차린 류시원은 1인 기획사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알스컴퍼니는 2012년에 매출액 30억9900만원, 영업이익 4억3300만원을 올렸고 2011년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39억700만원, 9억9900만원 기록했다. 이 회사는 팬미팅을 비롯한 여행 상품, 스타상품 등 수익 사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며, 류시원이란 브랜드를 제대로 관리해왔다.

알스컴퍼니에도 류시원의 형인 류시관 씨와 여동생인 류주경 씨가 각각 대표와 이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류시관 대표는 알스컴퍼니에 합류하기 전 드라마 제작사에서 일을 하는 등 관련 분야에 대한 현장 경험을 풍부히 쌓았다.

가수 중 극히 드문 1인 기획사 성공 사례로 꼽히는 김태우 소속사 소울샵엔터테인먼트의 김용배 대표는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주변의 유혹이다. 주변에서 같이 사업을 하자는게 많은데 이것을 연예인과 잘 상의해 적절히 차단해야 한다"며 "또 연예인은 여러가지를 해보고 싶어하지만 이를 어떻게 잘 설득해 최고의 성과를 내느냐가 1인 기획사 성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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