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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형식의 뮤지컬 '레베카'. 오는 12일 LG아트센터 개막어젖힌다.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3-01-03 13:08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를 모티브로 한 색다른 스릴러 뮤지컬 '레베카'.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형식의 뮤지컬 한 편이 2013년 벽두를 열어젖힌다.

오는 12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레베카'. '엘리자벳' '모차르트!' '몬테크리스토' 등 유럽 뮤지컬을 소개해온 EMK뮤지컬컴퍼니의 신작이다.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로 유명한 작품을 '엘리자벳' '모차르트!'의 미하일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가 뮤지컬로 만들어 지난 2006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초연했다. 원작은 1938년 출간된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

내레이터인 주인공 '나'의 회상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몬테카를로 여행 중 '나'는 우연히 영국 귀족 막심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곧바로 결혼식을 올리고 그를 따라 맨덜리 저택에 왔지만 집사 댄버스 부인의 음산한 카리스마에 압도당한다.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는 댄버스 부인은 "저택의 안주인은 여전히 레베카"라며 '나'를 압박한다. 저택을 휘감고 있는 우울한 분위기를 걷어내기 위해 가면무도회를 제안하자, 댄버스 부인은 모처럼 친절을 보이며 집안의 전통인 하얀 드레스를 입으라고 조언한다. 마침내 가면무도회가 열리고 '나'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기품입게 입장하지만 사람들이 모두 경악한다. 바로 죽은 레베카가 입었던 옷이었던 것.

사랑스러운 연인이지만 말못할 비밀을 간직한 막심,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는 사이코패스적인 인물 댄버스 부인, 낯선 상황에 던져진 주인공 등 세 캐릭터의 충돌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펼쳐진다. 특히 '나'와 댄버스 부인이 대립하는 장면에서 긴장과 불안이 극대화된다. 막심과 결혼해 저택의 새 안주인이 된 '나'를 향한 댄버스 부인의 음모는 관객들에게 소름 끼치는 두려움을 선사한다.

실베스터 르베이가 만든 음악은 서스펜스와 심리적 깊이를 드라마틱한 선율에 덧입혀 미스터리 스릴러 요소를 반영했다. 각각의 인물들이 부르는 노래를 통해 심리상태와 인물들 사이의 갈등을 표출하고, 속삭이는 듯한 합창과 효과음을 통해 극의 전반을 지배하는 웅장하면서도 오싹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캐스팅이 화려하다. 막심 역에는 지난해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국민남편'에 등극한 유준상과 한국뮤지컬의 자존심을 대변하는 배우 류정한,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을 오가며 재능을 과시해온 오만석 세 배우가 캐스팅됐다. 댄버스 부인 역에는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옥주현과 실력파 중견 신영숙이 더블 캐스팅됐고, 내레이터를 겸한 '나' 역할에는 임혜영과 김보경이 나눠 맞는다.

주인공 '나'의 기억 속 한 장면이 현실의 공간이 되는 몽환적인 무대 연출을 강조하기 위해 사각의 상자 패널을 시시각각으로 움직여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사건의 주요 무대가 영상으로 채워진다. 여기에 흑백 모노톤으로 대비시킨 의상과 그 사이에 환영처럼 떠도는 다채롭게 변화하는 조명은 음산한 서스펜스가 감도는 무대 분위기를 한층 극대화시킬 예정이다. 3월31일까지.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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