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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형식의 뮤지컬 한 편이 2013년 벽두를 열어젖힌다.
사랑스러운 연인이지만 말못할 비밀을 간직한 막심,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는 사이코패스적인 인물 댄버스 부인, 낯선 상황에 던져진 주인공 등 세 캐릭터의 충돌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펼쳐진다. 특히 '나'와 댄버스 부인이 대립하는 장면에서 긴장과 불안이 극대화된다. 막심과 결혼해 저택의 새 안주인이 된 '나'를 향한 댄버스 부인의 음모는 관객들에게 소름 끼치는 두려움을 선사한다.
실베스터 르베이가 만든 음악은 서스펜스와 심리적 깊이를 드라마틱한 선율에 덧입혀 미스터리 스릴러 요소를 반영했다. 각각의 인물들이 부르는 노래를 통해 심리상태와 인물들 사이의 갈등을 표출하고, 속삭이는 듯한 합창과 효과음을 통해 극의 전반을 지배하는 웅장하면서도 오싹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주인공 '나'의 기억 속 한 장면이 현실의 공간이 되는 몽환적인 무대 연출을 강조하기 위해 사각의 상자 패널을 시시각각으로 움직여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사건의 주요 무대가 영상으로 채워진다. 여기에 흑백 모노톤으로 대비시킨 의상과 그 사이에 환영처럼 떠도는 다채롭게 변화하는 조명은 음산한 서스펜스가 감도는 무대 분위기를 한층 극대화시킬 예정이다. 3월31일까지.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