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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방송된 주말드라마 '메이퀸' 마지막회에서, 친딸 천해주(한지혜)앞에서 모든 악행을 반성하며 장도현(이덕화)은 자살을 택했다. 해주는 도현에게 "아버지!"라 부르짖으며 그의 자살을 막으려 했지만, 끝내 도현의 선택을 지켜 보며 오열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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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천해주뿐이 아니다. 모든 인물들이 그랬다. 메이퀸 마지막회의 큰 줄기는 용서와 화해였지만, 장도현만이 그 커다란 물줄기에 서 있었을 뿐, 그를 둘러싼 인물들은 근처 워터파크에서 공놀이하는 느낌이랄까. 마지막회가 주는 긴장감은 고사하고, 오글거림을 주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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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도 좋고, 화해도 좋다. 하지만 '메이퀸'의 설정은 아쉽다. 시종일관 출생의 비밀과 폭력 등 자극적인 전개로 극을 이끌다가 후반부에 용서와 화해로 핸들을 꺽다 보니, 막장 바다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용서와 화해에도 어느 정도 선을 긋고 진행했어야 했는데, 인물들간의 관계도 자체가 무리수라 '가족'으로 묶어 버린 결말을 낳음으로써, 개운치 않은 뒷맛만 남겼다.
평균 시청률 20%를 넘을 정도로 드라마 '메이퀸'은 흥했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도 흥했다고 할 수 있을까. 돌아보면, 극 초반 안내상-김유정 부녀가 등장했던 8회까지가 '메이퀸'의 절정이었다. 15년이 흘러, 김재원-한지혜-재희 등이 등장하면서, 내용면에서 드라마는 하강곡선을 그렸다. 그런 생각이 든다. 적어도 15년 전에는 볼만한 통속극이 많았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안방드라마는 갈수록 자극적인 막장의 유혹을 버리지 못하고, 과정(내용)이 아닌 결과(시청률)중심으로 지나치게 변질된 게 아닌 지 그러다 보니 감동과 여운을 줄 수 있는, 제대로 된 마지막회를 기대하기가 더욱 힘든 게 아닐까.<한우리 객원기자, 대중문화를 말하고 싶을 때(http://manimo.tistory.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