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해외에서 파견근무를 한 직장인 69명이 10여개국에서 겪은 파견근무 경험을 하나의 책으로 엮어 눈길을 끈다. 화제의 책은 저자들이 스스로 '단순히 가본 사람이 아니라 살아본 사람들의 이야기' '평균나이 42.5세 남성들의 집 떠나 겪은 생고생 이야기'라고 자평하는 '지구에 선을 긋다'(디자인인트로간, 1만3000원)다.
낯선 나라에서 수상한 이방인이 되는가 하면 때론 특수부대원이 되기도 했다. 베트남의 허허벌판에서 측량장비를 챙겨들고 벼락 사이를 뚫고 달려야 했고, 사할린에서는 무서운 야생 늑대와 옷을 뚫는 해충들의 공격을 감수하며 한인공동묘지를 측량했다.
물론 이들에게 힘든 일만 있던 것은 아니다. 끝도 없이 펼쳐진 오만의 사막에서 그림 같은 별밤을 이불 삼아 잠들기도 하고, 국내선 왕복 항공료가 달랑 커피 한 잔 값에 불과한 '신기한' 경험도 했다.
이 책의 39번째 저자 안규태씨도 "다른 모든 책들이 여행객 입장에서 아름답고 신기한 해외를 말할 때, 소외된 타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다"고 했고, 69번째 저자 홍소일씨 역시 "해외 파견 지원자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이 책의 발간을 반대했다"면서도 "해외에서 땀을 흘리고 있을 대한민국 직장인 모두에게 '한식'과 '소주'의 축복이 함께하길 기원했다"고 전했다.
이 시대 한국인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는 '모든 당신'을 응원하면서 나온 책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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