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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개표방송은 '방송의 꽃'이라고 불린다. 판세를 정확하게 예측·분석하고 그 결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방송사의 모든 역량과 최첨단 방송 기술이 총동원되기 때문이다. 이번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공동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한 KBS, MBC, SBS는 똑같은 조사 결과와 득표 상황을 놓고 이를 더 효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 3D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개표 상황을 전달했고, SNS로 투표 인증샷을 받아 그래픽 자료에 활용하는 등 시청자들과의 쌍방향 소통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재미 요소를 위해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참여시켰다는 점도 3사가 비슷했다. 그러나 채널 선택에 대한 시청자들의 '표심'은 엇갈렸다. 시청률에선 KBS가 앞섰고 콘텐츠 구성 면에선 SBS가 좋은 점수를 받았다. 19일 KBS의 개표방송 평균 시청률은 15.1%(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 SBS와 MBC는 각각 8.9%와 4.6%로 집계됐다.
KBS는 광고가 없는 1TV에 개표방송을 편성한 덕을 톡톡히 봤다. 개표방송과 겸한 '9시 뉴스'는 무려 22.4%를 기록했고,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3부로 나뉘어 방송된 개표방송 모두에서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의 개표방송은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고 무난했다는 평을 받았다. 지역별 득표율과 득표수는 하단의 간단한 그래픽으로 처리해 다소 밋밋한 편이었고 후보들을 입체적인 그래픽으로 표현한 신기술도 SBS의 화려한 CG에 밀렸지만, 익숙한 구성과 안정감 있는 진행으로 전연령층을 공략했다. 무엇보다 KBS만의 예측 프로그램 '디시전 K'를 활용해 방송 3사 중 가장 먼저 박근혜 후보의 '당선 확실' 보도를 한 점이 돋보였다.
반면 MBC는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를 놓쳤다. 파업과 맞물려 준비가 미흡했던 지난 4·11 총선 개표방송의 참패를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바닥까지 추락한 채널 신뢰도가 발목을 잡았다. 과거 개표방송의 혁신을 이끌었던 MBC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하지만 매직 월, 매직 터치, 매직 데이터룸 등을 활용한 입체적인 분석 영상과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한 쌍방향 소통은 눈길을 끌었다. 스튜디오 세트에서는 10여대의 카메라와 스태디캠, 특수촬영장비 테크노 크레인까지 동원해 다채롭고 역동적인 화면 구성을 선보이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현장과 스튜디오와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고 중계화면도 툭툭 끊겼다. 기자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갑작스럽게 함성소리가 삽입되는 등 음향 사고도 잦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