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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내 안의 코뿔소'(올리버 반틀레, 엑스오북스)
소설가 김훈은 "할아버지와 손자, 두 코뿔소가 여행을 통해서 자신과 화해함으로써 삶의 고통과 미움을 극복하고 저 자신을 해방시키는 마음의 행로를 보여준다"고 압축했다. 예측하기 힘든 마음의 행로를 따라가는 이 '로드 무비'를 감상하다 보면 인생에서 가장 먼저, 무엇보다 정확하게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서양의 언론인이자 작가인 올리버 반틀레는 현명하게도 '마음의 문제'를 풀어가는 해법을 동양의 정신세계에서 찾고 있다. 에피소드의 주요 모티브를 동양적 세계관에서 빌려오고 있다. 세상사의 번뇌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루를 명상으로 시작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부터, 만물과 다투지 않고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살라는 노자의 메시지,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상대에게 행하지 말라는 공자의 가르침이 잔잔히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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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경험이 있는 고교 2학년생이 쓴 자필 소설. 또래 아이들의 심리와 생활방식을 거침없는 문체로 묘사해 눈길을 끈다.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학교 밖으로 나온 아이의 눈에 비친 교실 안팎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다.
주인공 준석은 고교 시절 왕따를 당한 기억을 지닌 29살의 성인이다. 고교 졸업 후 10년 만에 동창이라는 사내에게서 연락이 오는데… 그는 바로 고교 시절 준석을 괴롭힌 최정태. 준석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정태의 소름끼치는 말투를 듣고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몸서리친다. 며칠 후, 준석은 용기를 내 정태를 만나지만 말다툼 끝에 정태에게 맞고 의식을 잃는다. 준석이 정신을 차린 곳은 병원이 아니라 고등학교 강당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12년을 거슬러 고교에 입학하던 순간으로 돌아간 것이다. 더구나 투명인간이 되어서. 그는 그곳에서 12년 전의 자신과 만난다. 준석은 결심한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나', 즉 고등학생 '이준석'만큼은 자신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반드시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실제 왕따를 당한 입장에서 그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저자는 1995년 서울생으로 용인의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학창시절 자신이 겪었던 문제들을 과거의 '나'와 함께 풀어간다는 내용의 소설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의 현주소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