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의 최대 성수기인 연말연시를 맞아 뮤지컬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뮤지컬 빅 4'로 불리는 대작들을 비롯해 소극장 뮤지컬들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이 관객을 유혹하고 있다. 경기는 불황이지만 뮤지컬 시장은 오히려 부산한 모습. 치열한 흥행싸움속에서 대형뮤지컬 3편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오리지널 투어팀이 내한한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해 '루돌프', '아이다' 등 라이선스 뮤지컬 두 편이다. VIP석 등 '좋은 자리'는 일찌감치 다 팔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창작뮤지컬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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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의 황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으로 뮤지컬 역사에 다시 나오기 힘든 걸작. 초보 팬들은 물론, 과거에 본 관객들도 다시 극장을 찾고 있다. 공연장이 좀 큰 편이긴 하지만 배우들의 풍부한 성량이 공간을 채우고도 남는다. 특히 팬텀 역의 브래드 리틀은 완숙한 기량으로 무대를 이끌어간다. 메인테마를 비롯해 '나를 생각해줘(Think of me)' '바람은 그것뿐(All I ask of you)' 등 유명한 넘버들이 귀에 착착 감긴다. 샹들리에가 떨어지고, 호수로 변한 무대에서 배를 타는 장면 등을 보다보면 '이름은 헛되이 전하지 않는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설앤컴퍼니/CJ E&M/인터파크 제작.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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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모차르트!'로 '유럽뮤지컬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EMK뮤지컬컴퍼니가 '몬테크리스토' '엘리자벳'에 이어 선보인 '비엔나 뮤지컬'이다. 유럽사를 배경으로 한 묵직한 작품임에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컴퍼니의 성공에는 JYJ 김준수 등 강력한 티켓파워를 지닌 아이돌 스타의 기용도 한 몫했지만, 영미 뮤지컬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환경에서 '완성도 높은 새로운 작품'을 소개했다는 점이 컸다. 뮤지컬은 신작이 쉽게 나올 수 없는 구조다. 이런 가운데 우리와 정서가 통하는 '신상' 뮤지컬로 새로운 유행을 창조했다.
'루돌프'는 자타공인 뮤지컬 디바에 오른 옥주현을 비롯해 임태경 안재욱 민영기 조휘 신영숙 등 실력파 배우들이 최고의 앙상블을 선사하고 있다. 19세기 유럽 왕실을 재현한 무대와 고풍스런 의상도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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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같은 뮤지컬의 매력'-'아이다'
'아이다'는 '라이언킹'과 더불어 대표적인 디즈니뮤지컬이다. 디즈니 그림책을 펼쳐놓은 듯한 칼라풀한 화면, 시시각각 변하는 화려한 무대는 뮤지컬 무대에 새로운 개념을 부여했다. 엘튼 존의 음악과 팀 라이스의 노랫말은 최상급이다. 공연장인 디큐브아트센터와의 궁합도 괜찮다. 뮤지컬전용극장이라 집중도가 훨씬 높다.
여기에 지난 2005년 국내 초연때부터 화제의 캐스팅으로 주목을 끌어왔다. 당시 뮤지컬 경험이 일천한 가수 옥주현을 캐스팅해 눈길을 끌었고, 공주 암네리스 역도 배해선에 이어 2010년 공연부터 정선아가 맡아 '최적의 캐스팅'을 선보여왔다. 올해 무대에선 2005년 공연 때부터 아이다 역에 마음을 두었던 소냐의 열연이 눈부시다.
적국의 포로가 된 공주 아이다의 비극적인 사랑을 감미로운 노랫말에 담았다. 서울 서남권인 신도림에 자리잡은 공연장의 특성상 새로운 관객들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도 흥행에 도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