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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김재원)은 천지조선 장도현(이덕화)회장 수하의 과잉충성으로 할아버지 강대평(고인범)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천지조선 장도현-장일문(윤종화)-박창희(재희)트리오의 훼방과 모략으로 천해주(한지혜)와 함께 진행했던 프로펠러 프로젝트에 차질을 빚으면서, 그동안 강산을 지원했던 강대평의 대출 빚까지 떠안게 됐다. 덕분에 그가 꿈꾸었던 드릴쉽도 산산조각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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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천해주는 강산을 찾아 다녔고, 어느 레스토랑에서 쉐프로 일하던 강산과 재회했다. 배를 만들어야 할 사람이 뭘 만들고 있냐면서, 해주는 강산을 강하게 질타했다. 강산의 반발은 예정된 코스. 결국 해주는 윤정우(이훈)의 '내가 네 삼촌이다!'에 이은, 출비고백 2탄 '나 윤학수 딸이다!'를 터트렸다. 해주의 충격고백에 강산의 눈빛이 달라졌다. 망가진 강산이 독기를 품는 강한 계기가 되었고, 해주의 곁에 남을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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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해주와 창희가 둘만의 추억이 담긴 장소에서, 옛 연인이 나눌 수 있는 안타까운 마음의 교감이 있었다해도, 결혼식장에서 아무리 창희와 해주가 서로를 바라보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해도, 그것은 순간으로 남을 뿐이다. 미운 적도 많았을 친구 인화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건넸던 해주라면 더욱 말이다. 해주의 개념행동이 창희와의 마지막 눈빛교환조차 애틋하게 표현되고, 시청자를 이해시킬 수 있었다.
아쉬운 건, 해주를 잊지 못한 창희의 회상씬이었다. 바에서 술에 취한 창희가 회상한 건, 해주와 호텔방에서 함께 했던 시간이었다. 제작진은 왜 하필 호텔방에 장면을 회상씬으로 넣었을까. 창희와 해주가 연인으로 지내며 아름답게 기억할 만한 많은 장면들 중에, 굳이 호텔에서 보낸 장면을 넣을 필요가 있었나.
해주는 앞으로 강산과 사랑을 빠르게, 개연성있게 진행할 여주인공이다. 창희없는 해주가 강산에게 급하게 빠져들어도, 시청자가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한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불필요한 창희의 호텔방 회상씬은, 마치 해주는 창희의 여자라고 시청자에게 강하게 각인시키는 모양새가 돼버렸다. 메이퀸의 주인공 커플인 강산과 해주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마이너스가 된 최악의 회상씬이었다.
드라마에서 회상씬은 가급적 최소한으로, 긴요하게 사용될 때 효과가 빛난다. 그런데 창희의 회상씬은 사실상 필요가 없었다. 창희의 눈물, 해주를 부르던 떨린 목소리,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그의 심정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해주가 이미 창희와 어릴 적 보았던 고래를 마음에 품고 살자는 회상을 선수친 후라, 굳이 지루할 수 있는 회상씬을 또 넣을 필요도 없었다. 그럼에도 우격다짐하듯 호텔방 회상씬을 넣은 건, 창희를 안쓰럽고 불쌍하게 보이도록 만들기보단, 말초적인 장면을 즐겨쓰는 메이퀸 제작진의 버리지 못한 습관의 연장처럼 보일 뿐이었다. <한우리 객원기자, 대중문화를 말하고 싶을때(http://manimo.tistory.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