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박정민이 2년 여 만에 국내 컴백을 선언했다. 전 소속사와의 법적 분쟁, 스캔들까지 유독 마음고생이 심했던 1년을 보낸 그는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한층 성숙한 모습이었다.
박정민은 지난해 1월 '낫 얼론'으로 SS501 멤버 중 가장 먼저 솔로 활동을 전개했다. 당시 그는 CNR미디어와 전속 계약을 체결, 중국어권과 일본 한국에서 동시에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한국 활동을 마무리 짓자마자 드라마 촬영을 위해 3개월 일정으로 대만에 갔다. 하지만 함정이었다. 처음엔 대본이 없어서 호텔에 갇혀 지냈다. 빙 키조차 받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밖에 나가기만 하면 팬들이 몰려드니 외출도 불가능했다. 오로지 호텔 방에서 홀로 지내며 룸서비스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 그러던 중 4화까지 대본이 나와서 촬영을 재개했지만, 이번엔 한 달 반 만에 감독과 여자 배우가 교체됐다. 처음부터 다시 촬영하는 수밖에 없었다. 번역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본이 나오는 순서도 뒤죽박죽이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박정민은 "시스템이 안 맞아서 고생도 했고 힘도 들었다. 하지만 스태프와는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동료 배우들이나 감독님과도 아직 연락하고 지낸다. 안 좋은 부분도 있었지만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긴 것 같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활동의 끈을 놓지 않았다. 우선 일본에서 로메오란 이름으로 재 데뷔했다. 일본에서 SS501의 인기는 대단하다. 그런데 굳이 '박정민'이란 이름이 주는 메리트를 버린 이유는 뭘까?
그는 "'박정민'하면 밝고 건강한 아이돌 이미지가 강하다. 음악적 한계가 있었다. 일본에서 SS501 활동할 때부터 밴드 음악에 관심을 가졌는데, 박정민이 갑자기 밴드 음악을 한다고 하면 위화감이 드니까, 자유로워지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도전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반응도 좋았다. 9월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콘서트가 대성황을 이룬 데 이어 오리콘 차트 10위 권 내에 안착하며 음악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박정민은 "완성도 면에서는 만족한다. 음악적으로 박정민의 음악과 로메오의 음악이 차이가 있고, 나를 완전히 버리고 새롭게 시작한 앨범이라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
박정민은 14일 자신이 프로듀싱한 싱글 앨범 '뷰티풀'을 발표했다. 타이틀곡 '뷰티풀'은 애쉬드 팝을 기반으로 한 밴드 풍 노래다. 이밖에 외에 비바소울 주완과 함께한 어쿠스틱 모던 록 '있잖아요', '뷰티풀' 어쿠스틱 버전 등이 담겼다. 그는 "이번 앨범이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기도 하다. '낫 얼론'은 SS501의 연장선 느낌이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20대 중반에 맞는 성숙한 면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 목소리로 들려 주고 싶은 부분을 부각시키고픈 마음에 악기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오랜만의 컴백인 만큼, 국내외 활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음반 활동 및 연기, MC, 라디오 DJ 등을 고려하고 있고, 12월에는 일본에서 단독 공연을 연다. 또 내년 4월 일본에서 영화와 드라마 촬영에 임할 예정이다. 박정민은 "SS501은 하나하나 캐릭터가 있어서 계속 같이 그룹 활동을 했다 하더라도 솔로 앨범에 다들 욕심을 냈을 것 같다. 나도 그 친구들도 걸어나가야 할 길이기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박정민이란 사람을 인식에 남기고 싶다. 뭐든 열심히 하고 마음으로 노래하고, 마음으로 소통하려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