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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걸스' 지상파 입성 이후 명성에 상처만…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2-06-25 12:13 | 최종수정 2012-06-25 15:32


사진제공=MBC

MBC '무한걸스'가 거센 비난 속에 흔들리고 있다. 지난 17일 시청률 3.0%(AGB닐슨, 전국기준)로 출발한 후 24일 방송에서는 그마저도 지키지 못하고 2.2%로 추락했다. 애국가 시청률로 종영한 '꿈엔들' '남심여심'과 다를 게 없는 성적표다.

'무한걸스' 띄워주기가 오히려 역풍으로

'무한걸스'는 지상파 입성 전후로 MBC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6월에 새롭게 전파를 탄 세 편의 예능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기자간담회도 가졌다. 18일 방송된 '놀러와'는 '무한걸스'에게 스튜디오를 통째로 내줬고, 20일 '라디오스타'에도 '무한걸스'의 멤버 송은이와 김숙이 출연했다. 24일 '섹션TV 연예통신'은 '무한걸스'의 촬영장을 찾아갔다. 17일과 24일 두번의 본방송을 포함하면 일주일 동안 '무한걸스'가 얼굴을 비춘 프로그램은 무려 5편에 이른다. '무한걸스' 특집 주간이냐는 비아냥이 나올 만큼 MBC가 대놓고 '띄워주기'를 한 셈이다.

그러나 무모한 '띄워주기'는 오히려 '무한걸스'에게 역풍이 되어 돌아왔다. '무한도전'의 대체재가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의혹이 확신으로 굳어졌고, '무한도전'을 못 보는 아쉬움과 사측의 '무한도전' 흔들기에 대한 불만이 '무한걸스'에게로 향했다. '무한도전' 폐지설로 팬들의 분노가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황에서 '무한걸스'의 등장은 애초부터 환영받기 힘들었다.

지상파 입성, '무한걸스' 명성에 흠집만

'무한걸스'의 시청자 게시판은 "'무한도전'의 포맷과 내용을 따라하지 마라" "지금 이 시기에 꼭 방송을 해야만 하는 걸까"라는 비판글로 도배돼 있다. 갑작스럽게 타의에 의해 지상파에 끼어들게 된 '무한걸스'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만도 하다. '무한걸스'는 태생부터 '무한도전'의 스핀 오프였다. '무한도전'의 남매 프로그램이라는 그들의 설명처럼 간혹 '무한도전'의 아이템들을 패러디했고 '무한도전'에서 '무한걸스' 멤버들을 게스트로 초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한도전' 패러디가 용인되는 건 어디까지나 케이블이라서 가능했던 일이다. 지상파 입성으로 '무한도전'과 존재감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아이템까지 똑같이 따라하는 건 다소 안이한 선택이었다. 멤버들과 제작진은 "'무한도전'이 없었으면 '무한걸스'가 없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렇게 따지면 시청자 입장에선 굳이 지상파에서 '무한도전' 대신 '무한도전'의 패러디인 '무한걸스'를 봐야할 이유가 없다.

'무한걸스'의 지상파 입성은 결국 '무한걸스'가 5년간 쌓아온 명성에 흠집만 남겼다. MBC 에브리원의 간판 예능이자 여성 리얼 버라이어티의 상징이었기에 지금 같은 상황이 더욱 뼈아프다. 송은이는 '섹션TV 연예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려니 가랑이 찢어질 것 같다"고 했다. MBC의 무리한 땜질편성이 '사랑받는 뱁새'를 '미운 털 박힌 황새'로 만들고 말았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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