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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아나 "그저 동원되는 모양새는 수긍할 수 없었다"

김명은 기자

기사입력 2012-05-29 20:51


사진제공=MBC

노조를 탈퇴하고 업무에 복귀한 MBC 배현진 아나운서가 그간의 심경을 밝혔다.

29일 MBC는 "배현진 아나운서가 오늘 저녁 사내 인트라넷 자유발언대에 파업 이후 업무에 복귀하기까지의 소회를 밝혔다"며 '배현진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배 아나운서가 직접 올린 장문의 글을 공개했다.

이 글에서 배 아나운서는 "파업의 시점과 파업 돌입의 결정적 사유에 대해서 충분히 설득되지 않은 채 그저 동원되는 모양새는 수긍할 수 없었다"며 그간의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야당 측 국회의원과 진보 진영의 저명인사들이 차례로 초청됐고 이른바 소셜테이너로 알려지며 여러번 정치적 성향을 밝혀온 연예인들이 방문해 파업을 독려했다"며 "비단 '진보 인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공정방송'과 '완벽한 언론 독립'을 기치로 내건 우리였기에 여야를 막론하고 한 쪽 진영의 인사들에게 무게가 실리는 듯한 모습은 다소 위태롭게 느껴졌다"며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또 "한 달 두 달 월급을 못 받고 상황이 악화될수록 조직 안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공포 분위기가 감돌았다"며 "방송에 복귀한 뒤 '원래 행태', '뒤통수를 치는 구나' 또는 '두고두고 후회할 것' 등 자극적인 SNS 멘션들이 같은 회사 동료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도 이런 불안한 심리 상태의 방증이라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 신분은 비노조원인 MBC 아나운서다. 노조에서 나왔다고 어느 정권 편이니 사측이니 하며 편을 가르려는 시도, 그 의도 매우 불쾌하다"며 "여전히 저에게 가장 준엄한 대상은 시청자뿐이다"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배 아나운서는 MBC 노조의 파업 103일 째인 지난 11일 MBC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의 진행자로 업무에 복귀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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