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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토리] 직접 가본 칸, 이래서 색달랐다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05-28 08:08 | 최종수정 2012-05-29 14:04


지난 27일(현지시각) 제65회 칸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세계 각국의 유명 영화감독과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인 성대한 축제의 자리였다. 세계 최대 영화제라 불리는 칸국제영화제는 과연 어떤 점이 특별했을까? 칸국제영화제가 색달랐던 이유 3가지를 짚어봤다.


제65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돈의 맛'의 감독과 배우들. 하지만 이들이 입장하기 직전 레드카펫은 도떼기 시장이 따로 없을 정도다. 사진제공=시너지
화려하게만 보이는 레드카펫, 사실은….

모든 영화제의 백미는 바로 레드카펫이다. 멋지게 차려입은 배우들은 레드카펫에서 우아한 워킹을 선보인다.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가장 많이 터지는 장소도 바로 이곳. 칸국제영화제도 다를 바 없다. 주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 앞 레드카펫엔 취재진과 팬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하지만 여기 숨겨진 비밀이 하나 있다. 정돈된 무대에서 제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공식 상영작의 배우들 뿐이라는 것. 영화를 관람할 목적으로 이곳을 찾은 배우들은 '찬밥 신세'다. 공식 상영작의 배우들이 입장하기 전 다른 배우들은 일반 관객들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는다. 그러다 보니 누가 배우인지, 누가 일반 관객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의 상황이 발생한다. 도떼기 시장이 따로 없다. 화려한 옷을 차려입은 미모의 관객들이 많은 탓에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이번 영화제에 뷰티 브랜드 모델 자격으로 레드카펫을 밟았던 김윤진은 "다른 영화제에선 진행요원이 옆에 붙는데 여긴 들어가라는 얘기 외에는 아무 것도 없더라. 배우인지 일반인인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계속 앞에서 가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제65회 칸국제영화제의 공식 스크리닝에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임상수 감독. 그러나 본격적인 시상이 이뤄지는 폐막식에서 수상 후보들은 마음껏 웃지만은 못하는 처지다. 사진제공=시너지
수상자들, "표정 관리 힘드네"

칸국제영화제의 폐막식에선 각 부문의 수상자가 발표된다. 칸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엔 세계 각국에서 엄선된 22작품의 영화가 초청된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세계 각지에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국제적인 영화 감독과 배우들이다보니 무작정 폐막식에 참석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칸국제영화제 측에선 폐막식 당일 오전 수상자에게 수상 가능성에 대해 귀띔해주는 것이 보통이다. "당신이 이러이러한 상을 받을 것이니 오라"는 식은 아니다. "이번 폐막식엔 꼭 참석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힌트를 주는 정도다.

일단 폐막식에 초대를 받은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상이든 받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는 상황. 여기서 또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감독의 경우 가장 큰 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려면 가장 늦게 이름이 불려야 한다.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만큼 가장 늦게 시상하기 때문. 수상자의 입장에선 폐막식이 열리는 날 오전엔 "제발 연락이 와라"를 속으로 빌고, 폐막식에 초청 받은 뒤엔 "제발 내 이름을 부르지 마라"를 속으로 빌게 되는 셈이다. 폐막식 초반 이름이 불려 상을 받는 수상자의 경우 아무래도 표정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칸국제영화제 곳곳엔 보안 요원들과 경찰이 배치돼 있다. 칸(프랑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철저한 보안과 통제

칸국제영화제는 철저한 보안과 통제 속에서 진행된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려는 철두철미한 노력이 엿보인다. 진행 요원들이 요소요소에 배치돼 있고, 그곳을 출입하는 사람들은 영화제 측에서 발급한 신분 증명서를 보여준 뒤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한다. 우스갯소리로 "영화제를 즐기기 위해 온 사람들보다 보안 요원들이 더 많은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취재진에게도 칸국제영화제에 몇 번 왔느냐, 어디에 위치한 매체냐 등에 따라 흰색, 분홍색, 파란색 등 다른 색깔의 프레스 뱃지를 지급해 '관리'한다.

영화제 기간 중엔 차량도 많이 몰리기 때문에 도로에선 경찰이 나서서 통제를 한다. 전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지만, 칸국제영화제가 비교적 정돈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점 때문.

물론 경우에 따라 '돌발 상황'은 발생한다. "내가 누구누군데 이곳에 들어가야 한다"는 사람과 "당신의 신분을 증명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는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그러나 상황은 손쉽게 종료되는 편이다. 큰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주변에 있던 경찰들이 한 곳으로 모여 문제를 해결한다.
칸(프랑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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