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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맛'을 통해 맛본 '칸의 맛'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05-27 09:09 | 최종수정 2012-05-27 09:32


제65회 칸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에 선 '돈의 맛'의 주역들. 왼쪽부터 백윤식, 윤여정, 임상수 감독, 김효진, 김강우. 사진제공=씨네21

영화 '돈의 맛'을 통해 '칸의 맛'을 맛봤다. 칸국제영화제의 감독에 대한 예우는 생각 이상이었다.

26일 오후 10시(현지시각)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선 '돈의 맛'의 제65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스크리닝이 진행됐다. '돈의 맛'은 이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작품. 연출을 맡은 임상수 감독과 주연배우 윤여정 백윤식 김강우 김효진은 세계 각국에서 모인 언론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레드카펫에 등장했다.

이들이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은 영화 상영이 예정된 상영관 안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됐다. 임상수 감독이 여유있는 미소와 함께 상영관에 들어서는 순간, "임상수!"라는 소개 멘트와 함께 관객들의 기립박수가 시작됐다. 기립박수는 임 감독과 배우들이 착석한 뒤 영화가 시작될 때까지 계속됐다. 칸국제영화제가 '감독을 위한 영화제'란 사실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순간. 레드카펫 행사에서도, 상영관 안에서도 주인공은 배우보다는 감독이었다. 임상수 감독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칸의 맛'을 만끽했다.

영화 상영이 시작되자 극장 안은 진지한 분위기였다. 사회성 있는 내용을 다룬 작품인 만큼 관객들은 진중한 표정으로 영화를 관람했다. 하지만 이따금씩 웃음도 터졌다. 극 중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에선 현지 관객들도 큰 웃음을 터트렸다.

관객들이 가장 눈에 띄는 반응을 보였던 것은 윤여정과 김강우의 베드신. 나이차가 많이 나는 극 중 회장 사모님과 비서의 러브신에 일부 관객은 이 상황이 지맸다는 듯 웃었고, 일부 관객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현지 관객들은 국내 관객들에 비해 감정 표현이 솔직한 편. 경우에 따라 마음에 들지 않는 영화라 판단되면 영화가 상영되는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이날 관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인 편이었다. '돈의 맛'이 현지 관객들에게도 합격점을 받은 셈.

영화를 관람한 한 외국인 일반 관객은 "영화 속 캐릭터들의 관계가 재밌게 그려진 것 같다. 그들의 관계를 둘러싸고 비극과 희극을 오가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며 "영화 중간중간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한 부분들에선 마음껏 웃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객은 "영화 내용을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영화인 것 같다. 하지만 영상미가 정말 좋았던 것 같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영화가 끝난 뒤엔 관객들의 기립박수가 7분 정도 이어졌다. 칸국제영화제에선 모든 영화가 끝나면 감독과 배우, 영화에 대한 예우상 기립박수가 이어진다. '돈의 맛'의 경우 의례적인 수준을 넘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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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과 배우들은 환호하는 관객들에게 일일이 화답했다.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많은 관객들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 감격스러운 듯한 모습이었다. 이날 임 감독 못지않게 큰 환호성을 받은 주인공은 바로 김강우. 비서 주영작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김강우는 특히 현지 젊은 여성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눈길을 끌었다.

돈의 맛에 중독된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돈의 맛'은 지난 17일 국내 개봉했다.
칸(프랑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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