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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더킹 투하츠'가 끝내 시청률 반등에 실패했다. 지난 3월 21일 첫 방송에서 전국 시청률 16.2%로 출발하며 경쟁작을 압도했지만 이후로 시청률은 줄곧 하락해 결국 최하위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더킹 투하츠'가 방송 6회 만에 1위 자리를 내준 그 시점이 바로 과도한 간접광고(PPL)로 시청자들의 질타가 쏟아질 때였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뼈아프다. '더킹 투하츠'라는 제목을 '던킨 도너츠'에서 착안해 지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을 만큼 PPL이 지나쳤다. 주인공들의 첫 키스신도 협찬사 냉장고 앞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의 맥락이 갑작스럽게 툭툭 끊어지기 일쑤였고 시청률도 뚝뚝 떨어졌다. 달콤한 로맨스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남북 문제와 세계 정세를 두루 아우르는 내용도 부담스러웠다. 한 방송 관계자는 "1회라도 못 보면 다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없을 만큼 갈등구조가 복잡했다. 편안히 볼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가 낯설다는 것도 한 요인이 됐다. 사회지도층의 위선을 고발하는 대사와 '절대악' 김봉구 캐릭터의 악행을 통해 현실을 통렬하게 풍자했지만 "너무 어렵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로맨스와 유머의 비중이 줄어든 것도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이 드라마엔 중국과 미국이 다소 부정적으로 그려진 측면이 있다. 한 관계자는 "해외 판권 수출을 포기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극의 주제를 일관되게 밀어부친 뚝심과 한국 드라마에 새로운 소재와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은 여러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인정받을 만하다. 시대의식과 현실문제 등 시청자들에게 생각할거리를 던져준 점 또한 낮은 시청률에 가려져선 안 될 '더킹 투하츠'만의 장점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