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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가수 겸 방송인 고영욱(36)에 대한 조사가 생갭다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9일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고영욱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이 상대 여성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고영욱이 언제 알았는지, 성관계를 합의하에 가졌는지 등에 대해 보강수사를 지시하며 영장을 경찰에 돌려보내 이번 사건의 수사가 장기전으로 갈 공산이 커졌다. 고영욱이 피해자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면서 파문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강제성'을 밝혀내는 데 있다. 고영욱이 피해자인 김모양(18. 가명)과 성관계를 가진 것은 인정하면서도 "강제성이 없었다. 합의하에 관계를 가졌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고영욱을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간과 미성년자 간음 등에 대해 형법보다 가중된 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적용한 것이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고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16조 등에 따르면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 미성년자 대한 성범죄는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니다.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내더라도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이 합의를 한다고 할 때 그 합의의 내용는 '고소를 취하하겠다'가 아닌 '합의에 의해 성관계를 가졌다'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 역시 고영욱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 사건 당시 폭행 또는 협박 등 강압에 의한 성행위가 있었거나 위계 또한 위력으로써 간음했다고 볼 수 있는 증거를 찾아내야 한다. 고영욱과 김양이 주고 받았다는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해 두 사람이 연인 관계였는지를 밝혀내는 것 역시 '강제성' 유무를 알아내는 데 있어 중요한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카카오톡 메시지 공개와 그 내용의 진실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거운 것이다.
"연예인 시켜주겠다", 술 권유로 복잡해진 사건
'강제성' 유무를 밝혀내는 것이 일단 중요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많다. 우선 경찰이 주장하고 있는 법죄사실에 따르면 고영욱은 "연예인을 시켜주겠다"고 김양을 유인해 성폭행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미성년자 유인과 간음 목적의 유인 등을 규정한 형법 287조와 288조 등을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고영욱이 김양에게 미리 준비해 놓은 와인과 칵테일 등 술을 마시도록 권유해 술에 취한 김양의 옷을 벗겨 강간했다는 경찰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형법 299조의 준강간죄 해당 여부를 판단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선 고영욱이 처음부터 강간을 하려는 의도를 갖고 술을 먹였느냐 아니면 상대 여성이 술을 먹은 후 술에 취한 '상태'를 이용해 간음했느나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김양이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였을 경우 고영욱은 처벌을 피할 수 없었겠지만 18세 미성년자여서 사건이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향후 진실 여부를 놓고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이유다.
한편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11일 "고영욱을 재소환할 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오늘은 일단 소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