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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욱 후폭풍 거세네…피해자 연락처 건넨 제작PD 하차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2-05-10 14:49


고영욱. 스포츠조선DB

미성년자를 성폭한 혐의로 입건된 고영욱으로 인해 방송가가 거대한 후폭풍에 휘말렸다.

고영욱이 고정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녹화분에 급하게 가위질을 해야 하는데다 후임자 물색도 해야 한다. 더구나 피해자가 고영욱이 출연하던 프로그램의 일반인 게스트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Mnet '음악의 신' 출연자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오해받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어디까지 번질지 걱정하며 뒷수습 하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피해자 연락처 건네준 제작사 PD 하차

경찰 조사에 따르면, 고영욱은 스토리온 '김원희의 맞수다'에 게스트로 출연했던 피해자 A씨의 연락처를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외주제작사 PD에게서 알아냈다. '걸그룹 멤버로 영입하고 싶다'는 고영욱의 말에 전화번호를 넘겨준 것으로 전해졌다.

고영욱은 A씨에게 '연예인을 해보지 않겠냐'고 연락을 취해 자신의 오피스텔로 데려간 뒤 강간을 했고, 이후 또 한 차례 만나서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고 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피해자의 연락처를 제공한 것으로 지목된 외주제작사의 제작 PD는 결국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CJ E&M 관계자는 유감을 표하며 "미성년자인 출연자의 연락처를 신중히 관리 못한 점에 대해 반성하며 책임을 통감한다. 앞으로는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에 있어서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고 책임있게 제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녹화분 통편집, '음악의 신'에 치명타

고영욱이 고정 출연했던 프로그램은 지상파와 케이블을 통틀어 4~5개다. 이 프로그램들은 한 달 가까운 분량의 녹화 테이프를 모조리 손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김원희의 맞수다'는 25일 방송분까지 녹화를 마쳤지만 고영욱의 출연분량은 통편집할 예정이다. 11일 방송을 앞둔 TV조선 '노코멘트'에서도 전체 출연자가 모두 잡히는 풀샷을 제외하고는 고영욱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게 됐다.

MBC '세바퀴' 또한 고영욱의 출연분을 모두 편집해 방송한다. 출연자가 많은 특성 덕분에 다행히 내상은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곤혹스러운 심정은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치명타를 크게 입은 프로그램은 Mnet '음악의 신'이다. 페이크다큐를 표방한 이 프로그램에서 고영욱의 비중은 이상민 다음으로 크다. 더구나 고영욱의 성폭행 사건이 터진 다음날인 9일이 방송날이었다. 고영욱 출연분을 재편집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제작진은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고영욱의 출연 모습을 모자이크해서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결방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셈이다.

재수사 지시에 경찰도 곤혹스러워

사안이 사안인 만큼 수사 당국도 적잖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성폭행을 주장하는 피해자와 달리 고영욱은 피해자와 성관계를 맺은 건 사실이지만 강제성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결국 수사 당국의 손에 칼자루가 맡겨졌다.

경찰-검찰의 조사와 이후의 처벌 수위 결정에 이르기까지 양측의 첨예한 진실공방과 잡음도 불 보듯 뻔하게 예상된다. 여론과 대중의 집중적인 관심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9일 경찰이 고영욱을 상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에 대해, 10일 서울서부지검은 재지휘를 내렸다.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보강수사를 지시한 것이다. 수사 초기부터 경찰 조사가 미흡하다는 검찰의 판단으로 인해, 유명인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빠른 시일 내에 고영욱과 피해자를 재소환하고 영장을 재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9일 방송된 Mnet '음악의 신' 고영욱 출연분. 사진캡처=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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