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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기획사, 이 때를 주목하라!"
이같은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일단 기관 투자자의 이탈로 분석된다. 미래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실적으로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단기라도, 증시의 관심을 끌만한 빅 이벤트가 없다는 것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그렇다면 빅3 기획사 주가의 하락에 이은 답보 상태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각 기획사의 올해 실적을 책임질 간판 스타들의 행보 속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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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의 여름은 뜨겁다. 7, 8월을 가장 주목해 볼만하다. SM의 간판 스타격인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의 음반이 이 때부터 순차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들의 신곡은 이제 전세계적 이슈다. 앞서 지난달 29일 아이튠즈를 통해 전 세계에 온라인 선 공개된 소녀시대-태티서의 신곡 '트윙클(Twinkle)'은 바로 미국 아이튠즈 전체 앨범 차트 4위에 올랐다. 그만큼 SM 가수들은 이미 월드스타 반열에 올랐고, 그들의 음반이나 공연은 올해 매출을 좌우할 빅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정확한 음반 출시일은 공시를 통해 고지해야한다"고 말을 아낀 SM 측은 "구체적인 출시일을 알려줄 순 없지만 여름부터 빅스타들의 음반이 줄줄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8월로 예정된 'SM 타운 라이브'의 서울공연 또한 투자자들에게 SM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시켜줄 호재가 분명하다. SM은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의 르 제니트 공연장에서 한국 최초로 아이돌 그룹의 합동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친 뒤 주가를 장마감 기준 전 거래일보다 3.24% 올려놓았으며,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또한 그 이후에도 SM엔 반등국면을 만들어낼 만한 호재가 많다. 소속 가수들의 일본 현지 기획사와의 재계약도 그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SM 소속 아티스트가 일본에서 활동할 때 일본 현지 기획사와 계약을 맺는데 올해 말부터 계약 기간이 완료돼 재계약을 하게 된다. 현재 SM 소속 아티스트의 일본 내 위치를 감안할 때 수익배분 구조(음반의 경우 음반 매출액의 10~15%, 공연의 경우 이익의 70%)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SM 소속 아티스트가 일본에서 공연을 개최할 때 과거보다 아레나 및 돔 투어 비율이 늘고 있다. 아레나 및 돔 투어는 한번 공연 시 각각 4만~5만명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레버리지 효과(타인자본을 지렛대 삼아 자기자본 이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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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의 주가에 있어 결정타는 '합병'이다.
JYP는 상장사인 JYP Ent.(이하 상장 JYP)와 비상장 JYP로 나뉘어져 있다. 상장 JYP에는 박진영과 미쓰에이가 소속돼 있고 비상장 JYP에는 원더걸스, 2PM, 2AM 등이 속해 있다. 소위 JYP의 주력 아티스트들은 비상장 JYP에 속해 있는 셈.
따라서 최근 2PM이 국내 최대 광고 포털사이트의 히트 모델 랭킹 차트를 독식했다거나 원더걸스가 여름 쯤에 국내에서 앨범을 발매할 수도 있다는 등의 호재는 상장 JYP의 주가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결국 소속 가수들의 컴백이나 해외 공연보다는 상장 JYP와 비상장 JYP의 합병 시기 자체가 빅 이벤트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28일 상장 JYP가 비상장 JYP와의 합병을 보류하겠다는 소식에 실망 매물이 사정없이 쏟아졌다. 사흘간 주가가 40%나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두 JYP가 합병하지 못하는 것은 밸류에이션(기업의 가치 평가) 격차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가총액 격차가 확대되면 합병시 비상장 JYP의 대주주 박진영이나 2대 주주 로엔 측의 지분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박진영은 비상장 JYP 지분을 44.17% 보유하고 있지만 상장 JYP 지분율은 5.82%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합병을 미루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이미 지난 1월 합병에 관해 검토 중이라고 밝힌 적이 있는 만큼 마냥 미룰 수 만은 없을 것"이라며 "비상장 JYP 대주주들이 몇 %의 지분율을 갖고 싶은가에 따라 합병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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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의 최근 주가 하락은 지난 1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낮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LIG투자증권은 YG가 지난 1분기 매출액 190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2.8% 늘고, 영업이익은 37.7% 줄어든 규모다.
올해 YG의 주가는 빅뱅, 2NE1이 끌고 싸이와 새로운 걸그룹이 밀어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YG는 빅뱅 매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오는 17일부터 시작되는 빅뱅의 일본 5개 도시 투어는 호재임이 분명하다. 미래에셋증권의 리포트에 따르면 이에 따른 매출액은 40억~50억원 정도다. 또 이와 함께 빅뱅은 올해 총 16개국에서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인만큼 올해 빅뱅 관련 매출액은 전년대비 67.8% 증가한 537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2NE1은 지난 3월 28일 일본에서 신규 음반을 발매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NOLZA' 공연을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해 YG에 새롭게 합류한 싸이도 올 하반기에는 일본 진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YG 투자자라면 신인 걸그룹의 데뷔 시기에 관심을 기울일 만 하다. '수익 다변화'측면에서 그간 유독 아티스트 라인업에 약했던 YG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YG표 소녀시대'로 불리는 이들의 데뷔 시기는 7월 이전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YG의 한 관계자는 "새 걸그룹이 당장 주가에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활약 여부에 따라 주가가 상승세를 타는 시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이상헌 연구원 리포트도 YG의 기대에 힘을 실어줬다. 'YG 의 체계화된 시스템이 점차적으로 안정화 되면서 실적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연예인 수익 포트폴리오상 실적의 지속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 연구원은 '또한 올해 소녀그룹과 소년그룹을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으로 YG의 체계화된 시스템이 무엇보다도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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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기획사가 주가를 끌어올릴 빅 이벤트를 준비 중인 것은 맞지만 장밋빛 미래만을 예측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성공적인 해외 공연이 투자자들에게 줬던 기대치는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됐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더이상 급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K-POP의 인기에 힘입어 한류 관련 주식들이 많이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고 지적했고, 우윤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일본에서 공연 등으로 많은 수익을 올린다는 보도가 있지만 국내 소속사가 실제로 얻는 수익은 높지 않다. 수익 배분에 대한 우리측 비율을 높이는게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발 더 나아가 엔터테인먼트가 아직은 산업이라고 부르기에는 규모나 수익 구조가 미흡하다는 분석도 있다. 엔터주는 당장의 실적 보다는 잠재력에 높은 점수를 주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안전한 종목 위주로 찾는 기관 입장에서는 쉽게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한류 엔터주 IR 관계자는 "엔터주는 빅뱅 컴백 등의 이벤트로 주가가 들썩 거린다. 하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는 다른 얘기다"며 "그런 이벤트들이 투자 가능한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수익이 보다 다양해져야 하고 회사의 규모도 지금보다는 훨씬 커져야 한다. 최근 엔터주의 주가 하락을 이끌었던 기관 투자자들의 이탈을 돌리려면 보다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수익 구조를 보여줘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