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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빠지면서 웃음기도 함께 빠졌다."
최강의 멤버들의 활약과 함께 국민적 관심을 받자 '1박2일' 촬영지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주변지역의 음식과 숙박, 특산품 등 관련 산업이 활황을 맞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준 사례도 많았다.
이 때문에 '1박2일'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는 등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장소 협찬 문의가 계속되면서 '1박2일' 촬영지를 미끼로 지자체에 수수료를 요구하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등 부작용도 낳았다.
그런데 최근 '1박2일'은 시청자들로부터 "'6시 내고향'을 보는 것 같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강호동이 하차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전국 5일장 투어'와 13일 방송된 '김치로드' 등 일부 기획이 지나치게 지역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전통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고 지역별로 특색 있는 김치를 소개해 한식의 우수함을 알린다는 취지에 공감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치로드' 특집의 경우 정작 김장의 과정을 제대로 일목요연하게 설명하지 않고 '수박 겉 핥기'식으로 보여주면서 예능 프로그램의 필수요건인 웃음기마저 잃게 되는 누를 범했다는 것.
'전국 5일장 투어'는 진정성마저 의심받았다. '1박2일' 멤버들이 과거 추억의 시골장터를 방문할 때마다 "재래시장을 많이 이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멤버들이 대형 할인마트의 광고를 찍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5인체제로 접어든 이후에도 '1박2일'은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을 앞서고 있지만 예전과 비교할 때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만을 분명해 보인다. 더욱이 경쟁 프로그램들이 큰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딱히 볼 만한 프로그램이 없어 본다"는 시청자들도 눈에 띈다.
일부 시청자들은 '김치로드'의 의미는 진지하게 설명하면서 멤버들이 방문 지역을 선택할 때는 왜 예능으로 접근하는 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13일 방송에서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 등은 베이스캠프인 전북 완주에서 가까운 지역으로 떠나고 싶어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고, 결국 복불복 게임을 통해 멤버들의 희비가 갈렸다. '1박2일'은 과거에도 멤버들이 따로 흩어져 미션을 수행하는 방송에서 멤버들이 너도나도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가지 않으려고 하는 분위기를 연출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불쾌감을 안기기도 했다.
의미를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한 포인트다. 웃음기 없는 의미 찾기에만 몰입할 때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존재감을 점점 잃게 될 것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