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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토리]'무한도전', 수학능력평가가 말하려고 한 것은?

김명은 기자

기사입력 2011-11-07 16:08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MBC '무한도전'은 대중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은 높지만 그들만의 웃음 코드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고 즐기는 '특별한' 팬층이 존재한다.

정형돈이 대세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그가 '무한도전'에서 걸어온 길을 알아야 한다. 초반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하는' 개그맨이라는 컨셉트로 멤버들에게 비아냥(?)을 들어야 했던 히스토리를 모르고서야 지금의 대세는 있을 수 없다. 그런 만큼 마니아층이 두터울 수밖에 없다. '1박2일'처럼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지는 못하지만 '무한도전' 팬들의 충성도는 그래서 매우 높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사용했던 "그랬구나"를 '무한도전'이 차용하면 전에 없던 화제를 낳으며 각종 패러디가 양산되고, 이미 선보여졌던 아이템도 '무한도전'에서 다시 하면 진화가 된다.

7년 간 방송되면서 부침을 겪을 때도 있었지만 '무한도전'이 사회에 끼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소재가 고갈될 때도 된 것 같은데, 수능을 앞두고 5일 방송된 '수학능력평가' 편은 이미 과거 한 차례 선보였던 아이템이지만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그런 가운데서도 일부 네티즌들은 제작진이 최고 명문대, 외국어고, 국제중, 사립초, 특성화 유치원생들을 모아 놓고 '무한도전' 멤버들과 대결을 펼치 게 한 것에도 어떤 특별한 의도가 숨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무한도전'식 사회 풍자 개그와 연결지어 사교육 문제를 꼬집었을 것이라는 시선과 반대로 오히려 학벌 계급 위화감과 사교육을 조장하는 내용이었다며 반감을 드러내는 쪽도 있었다.

'무한도전'은 상당히 컬트적인 프로그램이면서도 어느새 대중들이 관심을 갖는 사회적 담론의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 이날 방송을 통해 '무한도전'이 말하고자 했던 게 과연 멤버들의 무식함이었을 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

예능의 '레전드'가 된 '무한도전'은 이미 대중성 이상의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 게 아닐까.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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