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15세 관람가 재심 청구, 이번엔 통과될까?

영화 '도가니' 스틸. 사진제공=삼거리픽쳐스

영화 '도가니'가 15세 관람가 등급을 다시 한번 추진한다.

'도가니'를 제작한 삼거리픽쳐스는 31일 "'도가니 확장판'의 재편집을 실시하였고, 15세 관람가 등급을 신청하려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도가니 확장판'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상영되고 있는 현재의 '도가니'에서 성폭행 수위를 낮추고 본편에서 제외시켰던 정의로운 장면을 추가로 삽입해 지난 10월 11일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재심의를 청구했던 버전으로, 당시에도 폭행의 묘사가 구체적이라는 이유로 심의에서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 사회적으로 '도가니 현상'이 불고 있는 데다 청소년들이 몰래 영화를 관람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폭주하는 등 관객들의 15세 관람가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제작사 역시 "재심의를 청구하기까지 장고의 과정이 필요했다. 그 중 서울 모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어머님으로부터 자신의 아들이 영화 '도가니'가 법과 정의를 이야기하는 영화로서 자신도 법을 어기고 관람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며, 그러나 자신도 포기하지 않을 테니 제작사 아저씨도 포기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전해 듣고 용기를 얻어 과감하게 수정 작업을 실행하게 되었다"고 재심의를 청구한 이유를 밝혔다.

제작사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지적받은 아동 성추행 장면, 구타 장면, 아동 학대 장면, 흉기를 사용하는 장면 등을 대상으로 영화 내용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는 한 거의 모든 장면에 대해 수정을 실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아이의 상의에 손을 집어넣는 장면, 아이의 팔을 테이프로 묶는 장면, 교장이 아이 위로 올라가는 장면, CCTV에 담긴 성폭행 묘사 장면 등이 삭제됐으며, 교장이 강제로 옷을 벗기고 폭행하는 장면과 남자아이를 목욕시키는 장면 등은 수위가 완화됐다. 그리고 불의에 가담했던 학교 수위가 잘못을 인정하는 장면을 추가해 정의에 대한 메시지를 덧붙였다.

제작사는 "'도가니'가 지금껏 청소년 관람이 허용되었던 폭력적인 할리우드 액션영화, 범죄영화, 공포영화, 전쟁영화에 비해 폭력성의 수위가 높은 것인지 그 판단을 기다리려 한다"며 "특정한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특정 종교에 대한 폄하를 목적으로 제작한 영화라는 일부 시선에 대해 깊은 우려를 느끼며, 부디 오해와 편견 없이 너그럽게 생각하고 영화를 관람해 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