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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공개도 안 됐는데…."
하지만 포스터가 올라오자 이 영화의 홍보를 맡은 마케팅 대행사는 곳곳의 게시판과 블로그에서 이 게시물을 제거하느라 바빴다. 영화가 입소문을 타는 것은 좋은 일인데 왜 이같은 일이 벌어졌을까. 이유는 '홍보 스케줄'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영화 개봉이 결정되고 나면 남은 날짜에 맞춰 티저 및 본 포스터, 예고편, 스틸 컷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여기에는 엄연히 스케줄이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렇게 먼저 인터넷에 퍼지고 나면 나중에 공식적으로 공개했을 때 원하던 효과를 얻지 못한다"며 울상을 지었다.
공개하지도 않은 포스터가 흘러나간 곳은 다름 아닌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 홈페이지다. 영등위 홈페이지에서 심의를 마친 영화 포스터나 예고편을 누구나 제한없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국내 개봉되는 모든 영화는 영등위를 거친다. 어떤 작품이든 '너는 펫'과 같이 미공개된 포스터나 예고편이 네티즌에게 선공개(?)될 수 있다. 톱스타가 출연하는 화제작일수록 네티즌들의 관심은 크기 때문에, 사전 유출 가능성도 더 크다. 실제로 '너는 펫' 뿐 아니라 12월 개봉 예정인 장동건 주연의 대형 블록버스터 '마이 웨이' 등의 포스터도 영등위 홈페이지에 올라왔고, 발빠른 네티즌들이 이를 퍼뜨리고 있다. 이 작품 또한 장동건, 오다기리 죠, 판빙빙 등 한중일 톱스타들이 나오는 화제작이다.
영등위 관계자는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심의가 완료된 포스터나 예고편을 홈페이지에 올려두는 것은 의뢰한 쪽에서 결과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심의 결과가 채 나오지 않은 포스터나 영상을 먼저 공개해서 문제가 된 적은 있지만, 이같은 경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심의 시차를 두고 자료를 공개하거나 접근을 제한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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