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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동안 뭔가를 열심히 노력하는 달인. 그럼 그의 수제자 역시 그만큼의 세월 동안 고달픈(?) 나날을 보내지 않았을까.
또 하나의 캐릭터를 너무 오랫동안 연기하다보면 개그맨으로서 너무 고정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노우진은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 한편으론 좋은 면도 있다. 아직은 스스로 신인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아직 보여드릴께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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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진은 선배 개그맨 김병만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이 코너에 합류하게 됐고, 이를 통해 '수제자'라는 그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독특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김)병만이 형과는 개그맨이 되기 전인 2000년부터 알고 지냈어요. 영화 '선물' 주조연 모집 공고를 보고 오디션에 참가했다가 거기서 (이)수근이 형과 같이 처음 보게 됐죠. 그 후 저는 쇼핑몰 등에서 행사 진행을 하다가 군대를 갔고 형은 개그맨으로 데뷔를 했어요. 병장 휴가 때 형을 만났는데 그 때 형이 개그맨의 꿈을 포기하려고 했던 저에게 '너 정도면 감이 좋으니까 꼭 한번 도전해보라'고 조언을 해줬어요. 제대 후 병만이 형 집에서 같이 살다가 6개월 만에 변승윤과 함께 '개콘' 무대에 설 수 있었어요. 운이 좋았죠."
올해로 개그맨 데뷔 7년차인 그는 "그동안 '범죄의 재구성' '뮤지컬' 같은 인기 코너에도 출연했지만 노우진이라는 개그맨의 인지도를 높이지는 못했다"면서 "특색 없는 외모의 영향도 컸던 것 같다. 속으로 '인기 코너에 출연하고 있는데 난 왜 돋보이지 않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지금의 수제자 캐릭터를 만들어 준 '달인' 코너와 인연을 맺은 것이다.
"'뮤지컬'을 끝내고 인기 코너의 메인이 되겠다며 아이디어를 짜고 있을 때 병만이 형이 류담 형이랑 같이 '달인'을 해보자고 했어요. 말 없이 진지하게 가만히 있다가 치고 나가는 역할이라고 하더라구요. 어떤 이미지로 보여질 지 몰라 고민을 하다가 일단 시작해보고 더 좋은 코너가 생각나면 그것도 하면 되겠지 생각했죠. 그렇게 시작한 '달인'이 지금껏 오게 된 겁니다."
지금의 수제자 캐릭터가 완성되기까지 적잖이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초창기엔 맨얼굴에 턱시도를 입고 똑 같이 바보 멘트를 쳤는데 반응이 없었어요. 말투는 진지하게 가되 분장을 해볼까 생각하고 처음엔 얼굴에 점을 찍었고, 이후 콧수염을 붙였죠. 한 달 뒤 지금의 수제자의 모습이 만들어진 거에요."
그는 '달인' 코너를 아름답게 마무리짓고 새로운 코너를 생각할 계획이라고 했다. 코너가 언젠가는 방송에서 사라질 날이 오겠지만 '달인'이 이미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도 공연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그는 또 앞으로 버라이어티 분야에도 진출해 숨겨왔던 끼를 맘껏 발산할 각오다. 또 언젠가는 꿈의 무대인 토크쇼 진행자로 이름을 올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수제자'가 지금 말을 안 하는 이유는 훗날 토크쇼를 위해 아껴두는 겁니다. 꼭 지켜봐 주세요." 말끔한 수트를 입은 멀쩡한 노우진의 모습도 팬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되길 기대해본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