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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부터 개그맨 출신 톱 MC들이 선점했던 예능프로그램에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때는 강호동과 유재석, 이들만 있다면 그 무엇도 부럽지 않았다. 이들을 잡으면 스타PD로 인정받는 것이요. 이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동시간대 경쟁은 되도록 피해야했다.
최근 유행하는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도전자들이 경쟁을 펼치고, MC는 도전자들의 경쟁을 차분히 정리하고 설명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마치 과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의 아나운서를 보는 듯한 유행에 뒤떨어진 진부한 느낌도 있지만, 그만큼 시덥지 않은 소리를 최대한 배제하고 전달하는 데 목적을 뒀다.
오는 7월 시작하는 '신입사원'의 후속 프로그램 '집 드림'의 MC로 낙점된 임성훈이나 '댄싱 위드 더 스타'의 이덕화처럼 올드 보이들의 귀환은 이를 반영한다. '집 드림'의 김준현 PD는 "무주택 가족들이 퀴즈를 통한 서바이벌 과정을 거쳐 최종 우승한 팀이 집을 차지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과거 퀴즈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임성훈의 연륜과 실력이 돋보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MC 발탁 이유를 밝혔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나는 가수다'의 김유곤 PD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나 특히 생방송 프로그램에서는 빠르고 정확한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 있어서 MC의 역할에도 변화가 생겼다"며 "최근 유행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선 MC의 이야기 비중이 줄었다. 이는 경쟁을 통한 단순한 구성에서 속도감이 중요해졌기 ?x문이다. 진행 속도가 빠르면서 많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시청자에게 불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해를 돕기 어렵다. 그런만큼 진행도 단순하고 명쾌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MC계에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