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 부산 KCC의 경기. KT 허훈이 KCC 이승현의 수비를 피해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
1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 부산 KCC의 경기. 경기 전 선수단과 관중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
[수원=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부상복귀' 수원 KT가 '부상병동' 부산 KCC를 연패에 몰아넣고 2위 추격에 나섰다.
KT는 1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벌어진 '2024~2025 KCC 프로농구' KCC와의 홈경기서 부상 복귀한 허훈(11득점, 7어시스트) 효과를 앞세워 86대68로 승리했다.
14승10패를 기록한 KT는 2위 울산 현대 모비스(17승7패)를 3게임 차로 추격했고, KCC는 3연패에 빠졌다.
'부상이슈'로 희비가 엇갈린 승부였다. 경기 시작 전, 양팀 라커룸 분위기서부터 승패를 예측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전창진 KCC 감독은 "코치들이 나가서 뛰어야 할 판"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송영진 KT 감독은 "허훈이 15~20분 정도 출전할 예정"이라며 한숨 돌린 표정이었다.
1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 부산 KCC의 경기. KCC 허웅이 2쿼터 막판 3점슛 버저비터를 성공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
KCC는 또 '부상이슈'다. 최준용과 정창영이 동시에 빠졌다. 최준용은 지난달 29일 서울 SK전을 마친 후 발바닥 통증이 악화된 바람에 재휴식에 들어갔다. 3~4주 재활을 거쳐야 한다. 식스맨의 중심이던 정창영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게 됐다. 송교창이 장기 이탈 중인 가운데 둘의 결장은 치명적이다. 설상가상으로 에이스 허웅도 종아리 근육통이다. 참고 뛰기로 했지만 전 감독은 걱정이 태산이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기용할 수 없다. 오늘 허웅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부상 이탈보다 더 걱정"이라고 할 정도다.
반면 KT에서는 핵심 자원 허훈과 문성곤이 동시 복귀했다. 왼손 엄지 골절상을 했던 허훈은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48일 만의 출전이다. 송 감독은 "아직 통증이 있지만 선수 본인이 괜찮다고 하니 15~20분 조심스레 출전시킨다"고 말했다. 여기에 문성곤도 허벅지 부상을 털고 2주 만에 돌아왔다. 그동안 부상 공백에도 잘 버텨온 KT가 최근 하윤기 문정현의 복귀로 상승세를 탄 가운데 에이스의 합류까지 얻었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1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 부산 KCC의 경기. KT 문정현과 KCC 허웅이 공을 다투다 함께 넘어지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
어딜 봐도 유리할 게 없는 KCC였지만, 그래도 한동안 예상 밖으로 잘 버텼다. 전 감독이 경기 전 "앞으로 많은 경기를 식스맨이 돌아가며 메워줘야 한다. 제발 기죽지 말고 자기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바랐던 대로였다.
1쿼터 이승현이 중심을 잡아 준 가운데 선발진의 수비력이 돋보였다. 24-21로 기선 제압에 성공한 KCC는 2쿼터 들어 1쿼터 종료 직전부터 복귀한 허훈의 '명불허전' 게임 리딩에 쫓기기도 했지만 식스맨의 외곽포와 활동량을 앞세워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2쿼터 종료 때는 이승현의 리바운드에 이은 패스를 받은 허웅이 하프라인 버저비터를 작렬시키는 '쇼'를 선사하기도 했다. 그 덕에 46-42로 다시 달아난 KCC는 기죽지 않았다. 그랬던 KCC 분위기에 3쿼터 초반 찬물을 뿌린 이가 있었으니 '식스맨'이 아닌 '1옵션' 용병 디온테 버튼이었다.
버튼은 3쿼터 1분여 만에 무리하게 골밑 돌파를 하다가 막히자 패스 미스를 했다. 이는 전준범이 KT 문정현의 속공을 저지하기 위해 U파울을 범하는 단초가 됐다. 이윽고 KCC는 48-48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50-51로 뒤진 상황에서는 공격시간 4초를 남긴 아웃오브바운드 패스 공격 찬스를 '샷클락 바이얼레이션'으로 날려버리기도 했다.
이에 반해 KT는 돌아온 해결사 허훈이 쿼터 후반에 연속 3점포를 터뜨린데 힘입어 역전의 기세를 살려나갔다. 허훈은 4쿼터 들어 초반부터 가로채기에 이은 단독 레이업과 외곽슛으로 점수 차를 더 벌리는데 앞장섰다.
한편, 창원 LG와 서울 SK의 경기서는 선두 SK가 77대7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LG의 9연승을 저지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