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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이제 '변거박'은 과거에 묻어두자.
17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활약했다. KT는 91대78로 현대모비스를 완파했다.
벤치에서 출발한 박준영은 3쿼터 경기를 지배했다. 하윤기와 교체된 박준영은 연이은 3점포로 사실상 승패를 갈랐다. 게다가 승부처 천금같은 리바운드까지 기록했다. 3쿼터에만 6분32초 만을 뛰면서 무려 11점,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KT는 슬램덩크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국지전'을 선택했다. 핵심은 박준영이었다. 타깃은 오누아쿠였다. 오누아쿠의 좁은 수비 폭을 공략했다. 외곽으로 끌고 나왔고, 착실한 3점포로 DB의 수비진을 야금야금 붕괴시켰다.
내외곽의 핵심적 역할이었다. 결국 KT는 대역전극을 펼치면서 승리를 거뒀다. 핵심 국내 에이스들과 2옵션 외국인 선수 로메로가 불완전한 상황에서 KT가 3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동력이었다.
KT는 문정현 한희원 뿐만 아니라 박준영이 국내 포워드진으로 맹활약하면서 오히려 미스매치를 만들고, 상대에게 역습을 가했다.
박준영은 마음 고생이 많았다. 2018년 드래프? 1라운드 1순위로 KT에 뽑혔다. 1m95의 큰 키에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였다. 하지만, 언더 사이즈 빅맨이라는 고질적 약점이 있었다. 스피드가 뛰어난 편도 아니었다.
3번 전향이 쉽지 않았다. 운동능력은 평범했다. 때문에 프로에서 적응이 쉽지 않았다.
당시 가장 유력했던 1순위 후보는 변준형(정관장)이었다. 하지만, KT가 박준영을 1순위로 뽑으면서 변준형은 2순위로 밀렸다. 변준형은 승승장구했다. 국가대표 가드로 성장했고, 정관장의 핵심이 됐다. 농구 팬 사이에서는 '변거박(변준형 거르고 박준영)'이라는 유행어가 생겼다. 변준형 대신 박준영을 뽑은 KT의 선택, 그리고 박준영에 대한 강한 비판을 내포한 비아냥에 가까운 말이었다.
박준영은 상무에서 제대한 뒤 심기일전했다. KT 송영진 감독은 "원래 이 정도의 기량을 갖춘 선수다. 달라진 점은 마음가짐이다. 이제 프로의식이 철저하다. 지난 시즌까지 뭔가 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없었지만,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 평균 11.7득점, 6.1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최근 4경기에서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한다. 3점슛 성공률은 무려 56.3%(14개 시도 9개 성공)에 달한다. 이제 '변거박'은 웃을 수 있는 과거의 말이 됐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