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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가 홈구장을 가득 채운 만원 관중들에게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했다.
경기 전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은 "만원 홈관중께 기쁨을 주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렸으면 좋겠다. 승리에 대한 부담은 안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고,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시즌 30경기 중 1경기라 생각하고 단순하게 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지만 그 어느 때보다 오랜 미팅 시간을 가지며 엄청나게 신경을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사실 이날 경기 역시 KB스타즈 박지수가 핵심 키워드였다. 정상적인 수비로는 막기 힘든데다, 정통 센터가 없는 우리은행으로선 공수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막아내냐가 관건일 수 밖에 없었다. KB도 박지수의 활약뿐 아니라, 그에게서 파생되는 옵션을 동료들이 얼만큼 받쳐줄지가 공격의 핵심이었다.
경기 시작 후 두 팀은 확연한 차이가 나는 공격을 선보였다. 당연히 박지수를 충분히 활용하는 KB에 대항해 우리은행은 첫 슛부터 3점포를 시도했다. 김단비의 딥 쓰리 3점포가 빗나갔지만, 바로 최이샘의 연속 2개 3점슛이 림에 꽂혔다. 박지수를 중심으로 형성된 골밑, 그리고 지역 방어를 효과적으로 파훼시키기 위해선 외곽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KB는 자칫 흔들릴 수 있었지만 허예은의 미들슛과 강이슬의 첫 3점포로 일단 리드는 유지한 채 2쿼터를 맞았고, 쿼터 시작 후 1분여가 지나자 다시 투입된 박지수는 공격 대신 몸을 던져 수비와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팀을 도왔다. 그러는 사이 KB는 강이슬과 이윤미의 연속 3점포로 33-23까지 점수를 벌렸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나윤정과 박지현의 버저비터 연속 3점포로 33-34까지 쫓아가며 전반을 마쳤다.
최강 두 팀의 치열한 승부의 추는 3쿼터에서 미세하게 기울기 시작했다. 허예은이 3점포에 이은 골밑슛에다 염윤아의 미들슛, 속공을 성공한 박지수의 골밑 단독 공격까지 KB가 11득점을 쏟아붓는 사이 우리은행은 최이샘의 골밑슛 하나에 그치며 점수는 45-35로 다시 벌어졌다. 박지현과 나윤정, 이명관의 3점포로 우리은행은 추격의 고삐를 잃지는 않았지만, 강한 몸싸움으로 공격자 파울까지 범한 박지수의 강한 투지를 확인한 KB 동료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는 경기 끝까지 이어졌다.
62-53으로 앞선 경기 종료 5분여를 앞두고 KB는 지공을 펼치며 확실한 박지수의 골밑 공격으로, 우리은행은 박지현 이명관의 외곽으로 맞서면서 승부는 그대로 굳혀졌다.
박지수가 29득점-17리바운드, 강이슬 15득점, 허예은이 14득점-9리바운드로 고른 활약을 펼쳤다. 반면 우리은행의 7연승은 마무리됐다.
청주=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