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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24일 최하위 신한은행에 패하면서, 여자 프로농구 중위권 판도가 다시 복잡해지고 있다.
일단 3개팀은 정규리그 반환점을 돌면서 확실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상위 두 팀과의 경기에선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로테이션을 풀가동하며 변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패해도 크게 밑질 것 없는 본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맞대결은 말 그대로 사생결단으로 나서고 있다.
일단 가장 유리한 팀은 하나원큐이다. 삼성생명과 BNK가 부상 선수 속출에 복잡한 팀 사정 등 내외의 변수로 인해 시즌 전 예상보다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하나원큐는 베테랑 김정은이라는 확실한 구심점을 영입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여기에 주전 가운데는 별다른 부상 선수가 없으며 2년 10개월여만에 3연승을 거두면서 확실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4일 현재 경기당 62.4실점으로 상위 두 팀을 제외하곤 가장 강력한 수비력이 장점이다. 이 덕분에 3개팀 중 유일하게 매 경기 득실차가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또 양인영 신지현이라는 검증된 원투 펀치에, 정예림 김정은 김시온까지 내외곽에서 두루 득점을 올리며 공격 옵션이 다양해지며 창단 이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다만 경기에 뛰지 못할 정도의 부상은 아니고, 출전 시간을 배려하면서 서서히 경기 체력을 끌어올리며 승부처가 될 5~6라운드를 노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2020~2021시즌에 정규리그 4위를 지켜낸 후 응축된 체력과 경기력을 바탕으로 챔프전까지 올라 우승까지 차지한 경험이 있는데, 이번 시즌 역시 이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BNK는 팀 문제로 자칫 선수단이 흔들릴 수 있었지만, 진안 이소희 안혜지 3인방 코어 전력에 베테랑 김한별이 크고 작은 부상을 딛고 복귀하면서 다시 단단해지고 있다. KB의 부진이 겹쳤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창단 후 첫 챔프전에 오른 저력은 여전하다. 여기에 정규리그 중후반으로 가면서 다른 팀들의 주전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BNK는 20대 주전들의 힘을 바탕으로 지난 시즌 막판 뒤집기가 가능했기에, 현재 5위라는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주를 끝으로 2주간의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하는 가운데, 삼성생명과 하나원큐가 27일과 30일 연달아 맞붙는 2경기의 중요성과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