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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청주 KB 김완수 감독은 경기 전 "매우 부담스러운 경기"라고 했다.
KB가 하나원큐를 완파했다.
KB는 13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우리은행 WON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하나원큐를 72대55로 완파했다. KB는 10승1패로 1위를 유지했고, 하나원큐는 5승7패로 3위를 유지했다.
KB는 박지수(21득점, 16리바운드) 강이슬(26득점) 허예은(8득점, 10어시스트)이 맹활약했고, 하나원큐는 신지현(10득점) 김정은(8득점)이 고군분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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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쿼터 시작. 하나원큐는 김정은이 미드 레인지까지 파고든 뒤 김애나에게 완벽한 3점 오픈 찬스를 만들었다. 적중.
곧바로 KB가 응징했다. 허예은이 박지수의 스크린을 받은 뒤 2대2. 허예은의 날카로운 패스가 나왔고, 박지수 골밑슛 성공.
두 선수의 호흡이 맞아가면, 상대는 정말 힘들어진다.
하나원큐는 리더 김정은이 있었다. 미스 매치를 활용, 포스트 업 이후 페이드 어웨이 미드 점퍼. 5-4, 하나원큐의 리드. 하지만, KB는 강이슬도 있었다. 스크린을 돌아나온 뒤 그대로 3점 적중. 교과서적인 슈터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하나원큐는 침착하게 반격. 또 다시 3점포가 터졌다. 박지수의 미드 점퍼 응수.
공방이 이어졌다. 박지수가 기습적 3점포를 던졌다. 림을 빙그르르 돈 뒤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12-8, KB 리드. 하나원큐 작전 타임.
김정은 대신 엄서이가 코트에 들어왔다. KB도 박지수를 교체했다. 신예영이 들어갔다.
강이슬의 레이업 슛이 불발. 하나원큐는 양인영의 미드 점퍼가 성공.
강이슬이 이끌었다. 자유투 2득점, 그리고 버저비터 3점포가 백보드를 맞고 통과, 21-10, 11점 차 KB의 리드. 강이슬이 벤치에 들어갔지만, 허예은이 있었다. 그의 슛이 림을 맞은 뒤 그대로 통과.
하나원큐는 신지현의 3점포로 KB의 상승 흐름을 끊었다. 정예림의 드라이브 앤 킥이 좋았다. 정예림은 수비 리바운드를 잡는 과정에서 얻은 자유투 1득점. 23-14, 9점 차 KB의 리드.
2쿼터, KB가 지역방어를 꺼내들자, 김정은의 투 카운트 패스. 정예림의 3점포가 폭발했다. 단, KB의 원-투 펀치는 강했다. 강이슬이 골밑 슛으로 가볍게 달아났다.
하나원큐는 신지현이 좌중간 3점포를 터뜨렸다. 25-20, 하나원큐의 추격. 하나원큐가 지난 시즌과 달라진 명확한 지점이다. 뒤지고 있지만, 간결하면서도 가장 확률높은 슈팅 셀렉션을 선택, 고효율의 슛을 한다. 득점 확률이 높아지고, 무너지는 경향이 완전히 사라졌다. 수차례 베이스라인 컷 인으로 하나원큐는 2득점. 하지만, KB는 박지수가 3점포를 터뜨리면서 다시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작전타임.
박지수는 이번에도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뒤 쉽게 골밑 슛을 성공, 그러자 김정은이 3점포로 응수했다.
KB는 박지수의 에이스 그래비티(에이스가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나오는 팀동료들의 찬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강이슬만 적중률높은 야투율을 보였다. 하지만, 강이슬이 연속 득점을 하면서 다시 9점 차로 달아났다.
2쿼터 2분50초를 남기고, 드디어 심성영의 3점포가 터졌다. 김정은이 교체로 벤치에 들어간 상황에서 나온 KB의 달아나는 3점슛이었다.
2분10초를 남기고, KB는 신인드래프트 1순위 고현지를 코트에 투입했다. '가드형 이해란'이라는 평가를 받는 촉망받는 신예.
강이슬과 박지수의 2대2 공격이 성공했다. 40-27, 13점 차 KB의 리드. KB는 박지수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올 시즌 KB는 벤치 운용이 괜찮다. 특히 전체적 수비를 강화하면서 박지수의 출전시간을 줄여주는 부분은 상당히 좋다. 하나원큐의 작전타임. 심성영의 단독 돌파가 성공했다. KB는 심성영 고현지 강이슬, 양지수, 김소담이 코트에 있었다. 공격 효율은 떨어지지만, 활동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은 상당히 견고하다. 결국 김정은이 없는 하나원큐의 공격도 효율적이지 않았다. 전반 42-29, 13점 차 KB의 리드로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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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멤버를 투입한 하나원큐의 공격은 KB의 강한 저항에 부딪쳤다.
KB는 3쿼터 초반 허예은의 절묘한 어시스트와 허슬 플레이가 돋보였다. 두 차례 패스가 이채은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특히 속공 상황에서 허예은은 이채은에게 연결하면서 마무리. 두 선수는 포효했다. 박지수, 강이슬의 원-투 펀치가 버티는 상황에서 허예은까지 가세하면 KB는 사실상 무적이 된다.
올 시즌 허예은은 확실히 견고해졌다. 박지수를 활용한 득점에 눈을 뜨고 있고, 2대2 공격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팀 조율도 점점 발전하고 있다. 내실이 좋아졌다.
하나원큐가 김정은의 3점포로 압박하자, 허예은이 박지수의 스크린을 이용한 골밑 돌파. 강이슬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다시 15점 차 리드.
결국 57-38, 19점 차까지 벌어진 3쿼터 7분25초, 하나원큐는 김정은과 신지현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이 시점은 상당히 중요했다.
하나원큐는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다. 2강으로 꼽히는 우리은행과 KB전에서는 힘을 어느 정도 빼고 경기를 한다. 이유가 있다. 김정은 신지현 양인영이 코어다. 코어들의 의존도가 있다. 특히, 김정은은 살짝 과부하가 걸렸다.
하나원큐의 현실적 목표는 4강이다. 결국 잡을 수 있는 팀에게 총력전, 그렇지 않은 팀에게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신예들의 경험치를 주려고 한다. 단, KB와 우리은행전 역시 접전일 경우, 주축들을 빼지 않는다. 이길 확률이 높을 때는 코어들을 적극 사용한다. 단, 총력전을 치른 뒤 패하면, 후유증이 있다. 김정은 같은 핵심 코어가 부상을 당하면, 연패를 할 수도 있다. 이런 복잡한 변수를 모두 고려한 5경기 '3승2패' 전술이다.
매우 냉정하면서도 과학적 계산이다.
KB 역시 박지수와 강이슬을 김소담, 고현지로 교체했다. 결국 61-43, 3쿼터 18점 차 KB 리드로 종료.
4쿼터 초반, 하나원큐는 다시 베스트 멤버를 내보냈다. 하지만, KB는 강이슬의 3점포 2방으로 68-43, 25점 차로 앞서며 사실상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사실상 승패는 일찌감치 결정됐다.
KB는 신인 고현지를 테스트했다. 큰 신장에 볼 핸들링 능력을 갖춘 고현지가 메인 볼 핸들러가 됐고, 박지수가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하며 2대2 공격을 유도했다. 순간순간 번뜩이는 면이 있긴 했지만, 하지만 아직 파워와 기술 모든 면에서 프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차라리 박지수가 없는 상황을 가정한 백업진의 공수 조직력을 가다듬는 게 우승을 해야 하는 KB 입장에서는 더욱 효율적일 수 있다.
KB는 강했다. 박지수는 양인영과 김정은을 압도했다. 김정은의 수비가 나쁘지 않았지만, 박지수는 압도적 높이와 전반 3점슛 2방으로 위력을 발휘했다. 친정팀을 만난 강이슬 역시 초반부터 맹위를 떨쳤다.
원-투 펀치가 살아나면, KB를 막을 수 있는 팀은 없다. 허예은도 좋았다. 뛰어난 패스 능력과 게임 조율로 안정감을 더했다. KB의 롤 플레이어들의 슈팅 능력은 떨어졌지만, 강력한 활동력과 압박으로 수비를 강화했다.
하나원큐는 여전히 짜임새가 있었다. 모든 공격에 패턴이 녹아들어가 있었고, 수비도 견고한 편이었다. 하지만, 김정은이 없을 때, 일시적으로 무너지는 현상은 여전히 숙제였다. 청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