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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지기 싫어진다."
10일 부천체육관서 열린 BNK전에서 68대60으로 승리, 무려 2년 10개월만에 3연승을 올리며 단독 3위까지 치고 올랐다. 지난 2021~2022시즌에는 5승(25패), 2022~2023시즌에는 6승(24패)에 그치며 독보적인 꼴찌를 도맡았던 하나원큐가 이제 막 3라운드를 시작한 시점에 벌써 5승째를 거뒀으니 말 그대로 '상전벽해'의 시즌이라 할 수 있다.
팀의 에이스인 신지현이 이날 경기 후 "팀적으로 좋아진 점에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는 지기 싫어진다"고 말한 것에 그대로 담겨 있다.
또 최근 연승 과정에서 인터뷰를 한 수훈 선수가 동료들에게 축하의 물세례를 받는데, 이날 인터뷰를 한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 역시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특히 FA로 친정팀에 복귀, 후배들을 한데 묶는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베테랑 김정은이 끝까지 '단독 플레이'로 김 감독에게 물을 뿌리는 모습에 팬들과 선수들은 박장대소를 했다. 상징적으로 현재 하나원큐의 좋은 분위기를 보여준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후배들의 능력치를 끌어올리는 시너지 효과 또한 상당하다. 우선 김정은이 특유의 끈끈한 수비력으로 상대팀의 포워드는 물론 센터까지 맡으면서, 한층 부담을 던 센터 양인영은 반칙 트러블이 줄어든 덕에 출전시간과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모든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신지현은 개인기록에선 예년과 큰 변화가 없지만, 양인영과 더불어 본인에게 주어진 부담감이 한층 줄어들면서 경기당 턴오버 개수가 평균 1개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인터뷰에서 '행복감'이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듯 플레이를 할 때 한층 밝아진 표정은 기록 이상의 상승 작용이다.
신지현의 동갑내기 친구로, 트레이트를 통해 팀에 합류한 김시온은 데뷔 11년만에 식스맨이 아닌 주전으로 뛰며 역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 역시 김정은의 영입과 더불어 팀의 상승세를 이끄는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지난 시즌을 통해 팀의 주전으로 발돋음 한 정예림과 김애나가 승부처에서 과감한 외곽슛으로 팀 승리를 가져오게 하는 능력도 팀 승리와 궤를 맞춰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하나원큐는 오는 13일 KB스타즈, 16일 우리은행과 연달아 만나며 연승 행보에 고비를 맞게 됐다. 현재의 하나원큐 경기력을 냉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진검승부'의 무대이지만, 두 최상위팀에게도 역시 껄끄러운 상대이기에 더욱 기다려지는 매치업은 분명하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