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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원주 DB 이상범 감독은 이상하리만치 침착했다. 최근 3연패를 당하며 수원 KT와 리그 공동 9위에 머물고 있는 상황. 하필 13일 홈경기 상대는 리그 단독 3위 고양 캐롯이다. 여기서 지면 4연패와 함께 단독 꼴찌로 떨어진다. 하지만, 이 감독은 "중요한 건 상대가 아니라 우리다. 우리의 농구를 해야 한다"며 침착하고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조급함이나 긴장감 같은 건 찾아보기 어려웠다.
두경민은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최근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하중이 왼쪽에 많이 실리다보니 근육에 무리가 갔다. 때문에 이 감독은 신중하게 두경민의 출전 시기를 조율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서도 "시즌 끝까지 관리해야 한다. 오늘도 10~15분 정도 보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조심스러운 이 감독과는 달리 두경민은 코트에서 그간 못 보여준 경기력을 마음껏 풀어냈다. 마치 에이스의 입장에서 연패를 참을 수 없다는 듯한 얼굴로, 외곽포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골밑 돌파로 캐롯 코트를 휘저었다. 1쿼터부터 돋보였다. 두경민은 1쿼터에서만 3점슛 2개를 포함, 10점을 쏟아부었다. DB가 1쿼터에 32-25로 기선을 잡을 수 있던 배경이다.
팽팽한 승부. 4쿼터 초반에 갈렸다. 시작 직후 최승욱의 득점으로 69-65를 만든 DB는 8분 40초를 남기고 터진 두경민의 3점포로 분위기를 잡았다. 오랜만에 원주체육관에 "두경민"을 환호하는 팬들의 함성이 울렸다. 여기서 기세가 DB쪽으로 흘렀다. 두경민이 확실한 복귀 신고를 한 셈이다.
원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