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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코로나 집단감염인데…'후유증 덜한 KCC의 비결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2-03-13 16:27 | 최종수정 2022-03-14 07:10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피할 수 없다면 맞서라.'

요즘 남자 프로농구의 주요 화두는 '코로나19 후유증'이다.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인해 조기 휴식기에 들어갔다가 이달 초 재개했건만 또다른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대다수 팀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됐던 선수들이 운동능력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바람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휴식기 이전 일찌감치 코로나19 태풍을 맞은 팀보다 휴식기 동안 뒤늦게 겪은 팀들이 더욱 고전하고 있다.

전자와 후자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서울 삼성과 원주 DB다. 올시즌 가장 먼저 코로나19 폭탄을 맞은 삼성은 깊은 연패에서 허덕이다가 휴식기 직후 연승을 하는 등 이전보다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6강을 노리는 DB는 휴식기 후 첫 경기인 삼성전(4일)에서 76대89로 충격패를 당하는 등 1승3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상범 DB 감독은 "삼성이 코로나19 사태를 먼저 겪으면서 터득한 노하우가 있을 것 같아서 선수 관리 요령 등에 관해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죽하면 올시즌 만년 최하위 팀에 도움을 호소했을까.

이와 달리 비슷하게 뒤늦은 집단 감염에 휘말렸는데도 후유증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팀이 있어 눈길을 끈다. 전주 KCC다. KCC는 휴식기 이전 긴 연패로 9위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휴식기 이후 달라진 경기력으로 2승1패를 기록했다. 선수들의 표정이나 몸놀림도 코로나19 후유증을 찾아보기 힘든 느낌이다. 공격-수비력 기록에서도 휴식기 이전 평균 81.6득점-83.9실점이던 것이 휴식기 이후 3경기에서 평균 86.7득점-83.3실점으로 향상됐다. 요즘 KCC의 12인 엔트리에서 '비감염자'가 라타비우스 윌리엄스와 곽정훈 2명뿐인데도 그렇다.

숨은 비결이 있다. 구단의 꼼꼼한 '뒤처리'가 있었다. KCC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은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막연히 7일 지나기만 기다릴 게 아니라 선수들이 훈련 복귀할 때 과학·의학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다"면서 "'전'과 '후'의 격차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코로나와 맞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구단은 이른바 '돈'도 좀 들였다. 구단은 감염 선수가 복귀하기 전 혈액, 혈관, 폐기능 등 3가지 검사를 필수적으로 거치도록 했다. 이들 검사는 비급여 항목이어서 1인당 10여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특수 검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여파로 심장에 염증이 생기지 않았는지, 폐기능에 이상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 완전하다는 의학적 판단이 내려졌을 경우 훈련에 참가하도록 조치했다. 운동기능에 필수적인 생체 컨디션을 미리 파악하지 않은 채 급하다고 훈련부터 시켰다가는 되레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효과는 만점. 좀 늦더라도 완벽한 이전 몸상태를 기다린 덕에 KCC는 사라졌던 수식어 '6강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KCC는 "코로나19라는 게 옆에서 해줄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하지만 구단이 세밀한 의학적 진단을 통해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신뢰감을 준 것도 선수들의 멘털에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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