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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재 감독을 배신(?)한 강이슬-마이샤의 미친 활약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2-16 18:43


2019-2020 여자프로농구 KEB하나은행과 BNK썸의 경기가 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KEB하나은행 강이슬이 BNK썸 김진영의 수비 사이로 슛을 쏘고 있다.
부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1.08/

[부천=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훈재 감독을 배신(?)한 강이슬과 마이샤?

2019~2020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가 다시 시작됐다. 국가대표 휴식기를 마친 WKBL은 16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하나은행과 청주 KB스타즈의 경기로 마지막 스퍼트에 돌입했다.

하나은행은 3위 경쟁을 위해, KB스타즈는 우승 싸움을 위해 매우 중요한 경기.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은 경기 전 "이제 매 경기가 결승전"이라며 입을 꽉 다물었다.

사실 KB스타즈의 승산이 높아 보이는 경기였다. KB스타즈는 손등 골절상을 당했던 염윤아까지 돌아오며 부상병 없이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이끈 베스트5가 다시 모였다.

여기에 하나은행은 불안 요소들이 있었다. 에이스 강이슬은 2020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 영국전에서 3점슛 6개를 터뜨리는 등 26점을 몰아치며 한국에 귀중한 올림픽 티켓을 선물했다. 이 경기를 지켜본 하나은행 이훈재 감독은 "WKBL 경기에서는 그런 경기력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 감독은 "영국의 경우 강이슬을 잘 몰랐을 수 있다. 반면 WKBL 리그에서는 상대가 강이슬만 집중 수비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KB스타즈의 라커룸에는 이날 경기 1번 목표로 '강이슬에게 절대 3점슛 찬스를 주지 않기'를 설정했다.

물론 제자의 활약을 바라지 않는 감독이 어디 있을까. 이 감독은 "강이슬은 더 높은 레벨로 올라설 수 있는 선수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 수비를 벗겨내고 스스로 슛 찬스를 잡을 수 있는 움직임을 가져가야 한다. 물론, 여기에 좋은 볼배급을 하는 포인트가드도 있어야 한다"며 제자를 격려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경기 시작하자마자 영국전을 보듯 강이슬의 3점슛이 불을 뿜었다. 1쿼터 2개, 2쿼터 2개를 터뜨리며 전반에만 16득점을 했다.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초반 기싸움이 중요하다. 점수차가 벌어지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고 경기를 일찍 포기하기 마련. 하지만 강이슬의 활약으로 하나은행은 전반을 앞서며 승기를 가져왔다. 강이슬은 3쿼터에도 3점슛을 추가하고, 4쿼터 쐐기골을 터뜨리는 등 21득점을 기록했다.


2019-2020 여자프로농구 KEB하나은행과 BNK썸의 경기가 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KEB하나은행 마이샤가 BNK썸 단타스의 수비 사이로 레이업 슛을 시도하고 있다.
부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1.08/
또 한 명의 깜작 스타는 외국인 선수 마이샤였다. 마이샤는 이번 시즌 KB스타즈 카일라 쏜튼만 만나면 작아졌다. 이 감독은 경기 전 "마이샤가 쏜튼을 인정해버리는게 문제다. WNBA에서 명성이 더 높고 하니 쏜튼만 만나면 기가 죽었다. 이 문제로 면담도 두세차례나 했다"고 말하며 마이샤의 선전을 바랐다.


그런데 마이샤도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펼쳤다. 28득점 10리바운드 더블더블. 내-외곽을 오가며 KB스타즈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KB스타즈가 따라붙을만 하면 마이샤의 3점슛과 골밑슛이 터졌다. 이 감독은 부담스러운 상대 쏜튼 대신 박지수에 대한 전담 수비를 지시했는데, 박지수에 대한 수비도 완벽하게 해냈다. 21득점에 그친 쏜튼에 판정승을 거뒀다.

이 감독은 대표팀 휴식기를 이용해 속공을 더 하고, 실점은 줄이는 농구를 선수들에게 주문했다고 했다. 하나은행 선수들은 공격에서 자신감이 없어 서로 폭탄 돌리기를 하다 어렵게 공격을 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이날은 코트에 들어선 모든 선수들이 자신있게 슛을 던지고 돌파를 하는 등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에서도 박지수의 높이에 대한 열세를 적극적인 도움 수비와 한 발 더 뛰는 지역방어로 이겨내는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 74대66으로 승리, 9승12패가 되며 인천 신한은행과 공동 3위가 됐다.


부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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