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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화가 났다. 그럴 만도 했다.
이 감독은 극단적 표현을 서슴치 않았다. "정신이 제대로 박힌 선수라면 그렇게 하면 안된다. 3년 동안 내가 팀을 잘못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책임도 크다"고 했다.
그는 "자기들이 언제부터 대단하고 위대한 선수였는지 모르겠는데, 화려한 거 쫓아다니면, 6강 4강 가도 소용없다"고 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날 DB는 10점 차 승리를 거뒀다. 단, 오리온이 상대적으로 투지가 뛰어났고, 짜임새도 있었다. 3쿼터까지 그랬다.
2쿼터 막판부터 DB는 확실히 느슨한 경기를 했다. 평소같으면 하지 말았어야 할 실책이 속출했고, 오리온의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3쿼터 수비를 하지 않았다. 김민구 두경민 등 수비를 안하고 화려한 것을 쫓아다니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 분위기에 휩쓸려 수비에 집중하던 오누아쿠도 그랬다"며 "쓰면 뱉고 달면 삼켰다. 삼류 농구였다. 실책이 나와서 상대가 추격하니까, 그때는 해결할 생각없이 숨더라"고 했다.
이 감독의 독설은 계속 이어졌다. "앞으로 우리 선수들이 나랑 함께 할 지 다른 감독이랑 농구를 할 지 모르겠는데, 기술이 모자라는 게 아니라 마인드가 잘못된 농구를 하는 건 명백히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3년 동안 이 팀을 만들었다. 진정한 강팀은 1쿼터부터 4쿼터까지 집중해야 한다. 분위기를 타면, 그대로 경기를 끝내는 농구를 해야 한다. 오리온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우리 페이스대로 농구를 항상 해야 하는데, 오늘은 아니었다. 우리 선수들이 오늘은 잘못됐다"며 "이런 팀의 감독인 나부터도 문제가 있다. 팀을 잘못 이끌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한국 농구에서 '정신력'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디테일한 지도력 없이 '정신력'만 강조하는 사령탑들이 예전에 많았다. 지금도 그런 감독들이 있다. 이런 정신력은 사령탑들의 단골 '변명'이다. 하지만, 이날 DB는 충분히 상대를 대파할 수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많이 느슨했다. 지난 경기 KT에게 충격적 역전패를 했지만, 선수들의 집중력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것은 기본적 농구 경기를 대하는 마인드의 문제다. 항상 챙겨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선수들도 가끔 이런 부분을 망각한다. DB가 이날 그랬다. 이상범 감독 독설의 핵심이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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