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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혁의 이슈분석] 전자랜드 할로웨이 조급증, 우승 가능성을 스스로 깎았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8-12-28 06:08


머피 할로웨이의 공백은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치명타다. 성급한 조기 기용이 가져온 결과물이다. 사진제공=KBL



이별의 뒷 이야기는 훈훈했다. 머피 할로웨이는 전자랜드를 떠났다.

전자랜드 측은 "코칭스태프의 면담 후, 스스로 교체를 요청했다. 아쉬움의 눈물을 보였다"고 했다. 부상을 속이고 뛰고 있는 모 구단의 A 용병과 달리, 할로웨이의 '프로 정신'은 칭찬받을 만하다.

하지만, 많이 아쉽다. 전자랜드의 성급한 결정이 할로웨이 부상악화의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누적된 부상, 성급했던 조기 복귀

10월 18일 KCC전에서 다쳤다. 경기종료 6분25초를 남기고 골밑돌파하던 김민구의 슛을 블록하는 과정에서 다쳤다. 착지한 뒤 중심을 잃고 넘어진 김민구가 할로웨이의 왼다리 쪽으로 넘어졌고, 발목이 돌아갔다.

발목은 회복됐지만, 발등이 문제였다. 통증이 오래가는 부위. 쉽게 낫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그는 11월11일 복귀했다. 그런데, 발등의 통증은 완치되지 않았다.


당시 유도훈 감독은 "발등 통증이 악화가 안되는 방향으로 몸을 만들고, 치료를 병행하면서 통증이 잡히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를 길게 끌고 가면서 할로웨이의 부상을 더욱 세심하게 다룰 필요가 있었다.

뛰는 시간도 많았다. 복귀전에서 37분을 소화한 할로웨이는 11월 14일 32분, 17일 32분, 18일 35분을 뛰었다. 또, 12월8일 36분, 9일 35분51초를 뛰었다. 주말 연전이었을 때 출전시간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조기 복귀가 악수가 됐다. 출전시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증은 악화됐다. 결국 할로웨이는 정상 컨디션을 되찾기는 커녕, 컨디션 악화로 결국 팀을 떠나야 했다.

전자랜드의 미래는?

전자랜드는 현재 공동 2위(15승11패). 대체 외국인 선수는 찰스 로드다.

할로웨이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카드지만, 훨씬 더 불안하다. 할로웨이는 뛰어난 운동능력, 좋은 포스트 업 기술, 감각적 세로수비 등을 갖춘 리그 최상급 센터형 외국인 선수. 라건아(모비스) 제임스 메이스(LG) 등과의 맞대결에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우위를 가져오는 장면이 더 많았다.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손해다. 할로웨이가 들어오면서 전자랜드가 꼭 필요하던 골밑 퍼즐을 맞췄다. 골밑 중심으로 공격을 하고, 트랜지션이 좋으며 공수 밸런스가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에 기존 선수들과의 동선과도 전혀 겹치지 않고 팀 전력에 많은 도움이 됐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반면, 찰스 로드는 높이가 좋고, 골밑 공격은 위력적이지만, 농구 센스가 떨어지고 기복이 상당히 심하다. 할로웨이와 기량 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여기에 몸 상태가 정상인지 검증도 필요하다.

전자랜드가 우승 가능성을 높히기 위해서는 일단 플레이오프 직행이 필요하다. 그리고, PO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경기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할로웨이가 빠지고 로드가 들어오면서 2위까지 주어지는 4강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은 오리무중에 빠졌다. 공동 2위 KT 뿐만 아니라 KGC, LG, DB, KCC도 있다. 2위 전자랜드와 7위 KCC의 경기 차는 3게임에 불과하다.

더욱 큰 문제는 플레이오프 경기력이다. 로드의 경우, 정상적 컨디션을 찾는다 해도, 기복이 심한 단점이 있다. 전자랜드처럼 조직력이 좋은 팀은 로드의 기복은 상당한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약속된 패턴과 움직임을 들고 나왔어도, 골밑에서 문제가 생기면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칠 수 없기 때문이다. 흐름이 너무나 중요한 플레이오프에서 '1패'는 단순한 1패가 아니다.

즉, 할로웨이 공백은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악재다. '훈훈한 이별'을 만들었지만, 냉정하게 보면 전자랜드는 챔프전 우승 확률 자체를 스스로 낮춰버렸다. 성급한 조기 기용이 가져온 결과물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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