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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못할 KBL 추일승 감독 징계, 심판만 감싸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1-09 20:53 | 최종수정 2018-01-09 21:33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가운데)이 지난 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 4쿼터 때 테크니컬 파울 경고를 받자 이정협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심판진은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이때의 항의를 이유로 추 감독에게 다시 테크니컬 파울을 부과했다. 사진제공=KBL

결과적으로 논란만 더 가중시킨 징계처분이다. KBL이 농구 현장과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다.

KBL은 9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어 지난 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인천 전자랜드 전에 발생한 사안을 심의했다. 그 결과 이정협 주심에게 미숙한 경기 운영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제재금 100만원과 경기 배정 정지 7일 징계를 내렸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에게는 '지나친 항의' 명목으로 제재금 100만원이 부과됐다. 상대 선수를 고의로 밀친 오리온 버논 맥클린도 제재금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내용을 자세히 보면 이 결정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 다분히 심판쪽에 힘이 실려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추 감독도 징계를 받은 점. KBL은 "추 감독이 앞서 맥클린의 골밑 공격 때 수비자 파울이 지적되지 않자 사이드라인을 넘어서며 손가락질을 하는 것을 확인한 이 심판이 경기 규칙에 따라 차후 데드볼 상황에서 테크니컬 파울(T파울) 경고를 부과했다"며 "이때 추 감독의 항의가 지나쳤으며 특히 경기 종료 후에도 경기장에 남아 심판진에게 장시간 항의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승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경기 막판에 엉뚱한 이유로 파울을 받아 피해를 받을 판인데 항의하지 않을 감독은 없다. KBL은 "지나쳤다"고 평가했는데, 그러면 추 감독은 대체 어떻게 당시의 황당함과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 자리에 단정히 앉아 주장을 불러 "가서 억울하다고 전하라"고 해야 맞는 것일까. 그것이야말로 코미디다. KBL은 다분히 이 심판의 입장에서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이 심판이 당시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사단을 만들었다는 데 있다. 이날 상황은 영상을 통해 누구나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엉뚱한 설명으로 추 감독을 흥분시키고 항의할 수 밖에 없게 만든 건 바로 이 심판이다. 처음 T파울 경고가 나왔을 때 추 감독은 "항의도 하지 않았는데 왜 경고인가"라고 물었다. 이 심판은 처음에 "U파울에 대해 항의해서"라고 잘못된 설명을 했다. 그리고 T파울을 부과했다. 추 감독이 타임을 부른 뒤 재차 묻자 이번에는 "사이드라인을 자꾸 넘어와서"라고 변명했다. 만약 이 심판이 명확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경고를 줬다면 이런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KBL 재정위원회는 'T파울 경고'가 나오게 된 상황을 이 심판 대신 변호해 주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심판에 대한 징계 수위다. 100만원-7일 배정 금지. KBL은 이를 '중징계'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심판에 대한 징계는 해당 경기 다음날인 7일부터 소급 적용돼 13일까지다. 그런데 8일은 경기가 없는 월요일이고, 12일부터 15일까지는 올스타 휴식기다. 결국 이 심판은 실질적으로 4일간, 2~3경기 정도만 빠졌다가 올스타전 이후에는 다시 정상적으로 코트에 나오게 된다. 이것이 과연 중징계일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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