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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WKBL) 4라운드 막바지 순위 싸움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이날 경기 후 신기성 감독은 조직력과 수비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어 긍정적이다. 위기의식을 가지고 좋은 쪽으로 결집할 수 있는 정신적인 부분이 좋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정신적인 부분이란 지난 1일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나온 오심 논란이다. 신한은행은 그날 62대67로 패하며 연패를 끊지 못했다. 당시 신한은행은 57-56으로 앞선 4쿼터 종료 12.9초를 남기고 카일라 쏜튼이 거친 파울로 다가선 상대 김정은의 얼굴을 팔꿈치로 가격해 U파울 판정을 받았다. 결국 자유투와 공격권까지 내준 신한은행은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에서 역전패했다. 신한은행은 U파울 판정을 WKBL에 제소했지만 기각됐다. 그러나 여론은 오심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팀 에이스인 김단비는 "(오심으로 인해)'왜 하필 우리한테 이런 일이 생기나', '힘들게 한 경기 날려버렸다'고 우리끼리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운 탓으로 하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실력으로 이기자는 생각을 했다"면서 "연패를 하는 과정에서 기가 죽어 있었는데 올스타 브레이크가 끼어 있어서 한달 넘게 연패를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득점과 모든 면에서 살아나 남을 경기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연패 후유증을 단기간 날려버린 셈이다. 신한은행 약진의 원동력은 신 감독 말대로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은데서 비롯됐다. 또한 주포인 김연주와 외국인 센터 르샨다 그레이가 컨디션을 회복한 측면도 있다. 김연주는 4일 하나은행전에서 3점포 5개를 포함, 19점을 넣었고, 이날 삼성생명을 상대로는 1쿼터서 기선을 잡는 3점포 2개를 연달아 터뜨리는 등 슛감각을 회복한 모습이다.
그레이도 최근 경기서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이날 삼성생명전에서는 19점을 넣었고, 1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김단비는 "그레이는 지금 남자친구가 와 있어서 잘 보이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를 한다"면서 "골밑에서 존재감이 확실하니까 동료들도 자신있게 슛을 쏘고 있다. 든든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연패 과정에서 신한은행은 경기 막판서 밀린 경우가 많았다. 연패 마지막 3경기는 모두 5점차 이내 승부였다. 김단비는 "7연패는 했지만, 예전 연패할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7연패 하고도 꼴찌일 줄 알았는데 아직도 중간이라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연패 후유증을 말끔히 날린 신한은행이 중위권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