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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말 없이 좋다."
-우승 소감은.
두 말 없이 좋다.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5년 동안 우승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한 보람을 느낄 수 있어서 지도자 입장에서 값어치가 있는 것 같다.
오늘 힘들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한 골만 넣으면 흐름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어려움을 잘 넘겼다. 존 프레스를 쓰면 안되는데, 역효과를 봤다. 박하나에게 오픈 3점 찬스를 주고 말았다. 박하나가 3경기를 거의 다 뛰었는데, 4쿼터에 들어갈 슛이 아닌데 터지더라. 오늘 힘들구나 싶었는데, 박혜진이 중요할 때 득점을 해줬다. 역시 자랑스럽다.
-3차전에서 끝냈지만 무척 힘든 경기였다.
임영희나 박혜진은 큰 경기를 뛰어봤는데, 임은실이나 홍보람 같은 선수들이 2차전에서 많은 것을 쏟아붓고 게임 체력 자체가 없다보니 힘들었던 것 같다. 오늘 안되면 4차전 간다고 생각했었는데, 역대 챔프전 경기 중에 2번째 정도로 기억에 남는 경기였던 것 같다.
-임영희의 올 시즌 활약에 대한 평가는.
전반전에 임영희를 많이 혼냈다. 개인적으로 임영희가 1,2차전 만큼만 해주길 바랐다. 일부러 이야기를 안했다. 혹시 부담을 가질까봐.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말을 할 걸 그랬다. 본인이 의식을 하는 부분도 있고, 그러다보니 전반전에 이미 슛 밸런스가 깨져있더라. 이게 쉽지 않겠구나 싶었다. 감독 입장에서는 립 서비스가 아니라 정말로 열심히 하는 선수다. 나이가 38살인데도 후배들 앞에서 내게 욕을 먹을 때도 있다. 그런데도 내색 한 번 안한다. 감독 입장에서도 박혜진이 MVP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영희가 팀을 우승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선수다. 나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 다 그렇게 생각한다. 가장 고맙다.
-정규 시즌 삼성생명과 챔프전 삼성생명이 달랐다.
이게 지도자의 능력인 것 같다. 저도 코치 생활을 하고 감독 생활 5년 찬데, 역시 임근배 감독님이 대단하시다. 여자 농구 11년을 했어도 모를 때가 있다. 선수들을 이렇게 변모시키기 쉽지 않은데 대단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삼성생명 선수들이 1,2차전에 지고 뛰면 쉽지 않은데 우리보다 투혼을 불사르고 더 열심히 뛰더다. 선수들에게 경외를 표한다.
-우리은행이 독식한다는 평가. 리그 전체
나도 스스로 딜레마에 빠질 때가 있다. 시즌 중반부터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 지도자 입장에서는 선수들에게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해야하나 난처하다. 우승을 위해 뛰지만, 선수들에게 항상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하는데, 그런 부분이 결과로 나오다보니 리그를 보는 시선들이 '재미가 없다'고 한다. 그러니 선수들도 위축된다. 그럼 우리는 열심히 안하고 노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런 생각도 한다. 과연 우리가 지면 재미가 좋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리그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다른 팀들도. 우리도 영희나 양지희가 나이가 있기 때문에 분명히 한 해 한 해가 다르다. 다른 팀들도 그만큼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저희가 독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발악하고 지키려고 해야 리그의 평균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내려가는 것보다 다른 팀들이 계속 올라와주는 게 맞다.
-올 시즌 가동 인원이 늘었다.
그동안 식스맨을 많이 운용하지 못하다보니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없었다. 열심히 하면 기회를 준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시즌이 시작되면 이기기 위해서 쉽지 않다. 성적을 내기 위해서 밑의 선수들을 키우면서 하기는 쉽지 않다. 올 시즌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여러 선수들을 돌렸는데 그런 부분이 잘 소화를 해줬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올 시즌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 같다. 뜻 깊다.
-남자농구 도전에 대한 생각은.
아직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 여자농구와 남자농구는 다르다. 인원 구성이나. 여자농구를 오래 하다보니 남자농구를 보긴 하지만, 12년 동안 떠나있다 보니 아무래도 감각은. 지도 방식은 비슷하겠지만 쉽지는 않을거라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여자농구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하고 지금이 아니더라도 힘을 써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통합 6연패에 도전을 하게 됐다.
욕심을 내서 5연패까지 하지는 않았다. 매번 하는 얘기지만, 처음에는 우승할거라는 생각도 못했다. 3,4번째 우승 때는 '올해도 잘하면 할 수 있겠다'는 감을 잠았지만, 늘 물음표가 있었다. 올 시즌도 사실은 정규 시즌은 편하게 간 것 같지만 챔프전은 쉽지 않을거라 예상 했었다. 결과적으로는 3-0이지만 오늘 졌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승은 늘 운이 따라야 한다. 존스도 5순위까지 내려올지 몰랐는데 그런 운도 맞아야 한다. 열심히 하면 또 운이 되지 않을까.
용인=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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