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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머리 아픈 KGC, 사익스 바꾼다고 답 나올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1-31 07:33


2016-2017 프로농구 서울삼성과 안양KGC의 경기가 30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KGC 사익스가 삼성 라틀리프정의 수비사이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1.30/

바꾼다고 답일까.

잔인했던 안양 KGC 김승기 감독의 시험이 끝났다. 김 감독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정규리그 선두 KGC가 큰 산을 넘었다. KGC는 30일 2위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일전에서 83대73으로 승리하며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그리고 4라운드에 들어 삼성을 처음으로 이기는 감격을 맛봤다.

선두 싸움 분수령이 될 경기여서 의미가 있었는데, KGC 입장에서는 단신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어 관심이 모아졌다. KGC는 지난주 전주 KCC 이지스에서 뛰던 에릭 와이즈 영입에 대한 가승인 신청을 했다. 삼성에 3패한 이유가 상대 언더사이즈 빅맨 마이클 크레익을 막지 못한 이유가 컸다고 자체 분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서는 "삼성전까지 3경기 사익스의 모습을 보며 최종 교체를 결정하겠다"고 김 감독이 말했다.

이후 논란이 있었다. 선수 교체는 구단과 감독의 고유 권한이지만, 그 방식이 너무 잔인하지 않느냐는 얘기였다. 아무리 '용병' 역할을 하는 외국인 선수여도 퇴출을 언급하며 선수 경기력을 평가하는 건 구시대 방식이라는 뜻이었다. 특히, 사익스의 경우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 마커스 블레이클리를 영입하려는 과정에서 이미 잡음이 있었다. 김 감독은 당시 블레이클리 영입을 내부 확정해놓고, 마지막 경기 사익스의 경기력을 우려해 퇴출 사실을 알리지 않아 도마에 올랐었다. 그 때 블레이클리가 KGC행을 거부해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사익스는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다.

프로는 이겨야 한다. 때문에 언제까지 '정'으로 선수를 데리고 있을 수는 없다. 우승할 수 있다면 와이즈를 영입하는 게 맞다. 그러나 와이즈 영입이 과연 KGC의 현 문제를 풀 수 있는 최후 카드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결국, KGC가 와이즈 카드를 고려하는 것은 대권 도전을 위해서다. 그 중 가장 큰 걸림돌이 삼성이다. 단신 외국인 선수 크레익의 골밑 활약이 엄청나다. 크레익을 못막아 3라운드까지 전패했다. 와이즈는 정통 포인트가드 사익스에 비해 확실히 골밑 수비력이 낫다. 크레익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크레익의 경기력을 생각한다면, 와이즈도 100% 완벽한 수비를 할 수는 없다.

몇 점 덜 주자는 선택이, 몇 십점 못 넣을 수 있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한 농구 전문가는 "골밑을 강하게 하면 뭐하나. 골밑까지 공이 못가면 그만"이라고 말한다. 사익스가 빠지면 KGC는 확실한 포인트가드를 잃게 된다. 김기윤이 허리 디스크로 수술대에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도 "김기윤이 있었다면 와이즈 교체를 더 일찍 확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익스가 빠져야 하는 1, 4쿼터를 김종근, 김경수, 이원대로 꾸려야 한다. 상무에서 전역한 이원대가 기대 이상의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냉정히 우승 도전을 위한 카드는 아니다. 지난 1주일 동안 주전급 포인트가드를 트레이드 해왔다면, 와이즈 카드가 효율적일 수 있었지만 그 일도 진행시키지 못했다.


김 감독은 블레이클리 파동이 일어났을 때 "사익스 교체는 없다. 감독이 삼성전 해법을 찾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리고는 해법을 찾는 게 쉽지 않았는지 와이즈 카드를 만지작 거렸다. 그리고는 사익스의 맹활약 속에 4라운드 삼성을 꺾었으니 머리가 아플 일이다. 이날 경기를 보면, 오세근이 크레익과의 1대1 대결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다. 도움 수비도 이전 경기들과 달리 좋았다. 물론, 다른 빅맨이 나왔을 때는 크레익 활약이 좋았다. 결국 2, 3쿼터 크레익이 뛸 때 오세근을 활용하는 방안을 잘 짜낸다면 KGC도 승산이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 4쿼터 KGC의 선수 교체 때 벤치 뒤에 있던 한 팬이 "사익스도 들어가"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사익스는 이 말을 알아들었는지 그 팬을 쳐다보며 난감한 듯, 흐믓한 듯 웃었다. 과연, KGC 팬들은 사익스의 이 웃음을 또 볼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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