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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찰스 로드와 '만수' 유재학 감독의 만남. 우려보다 일단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유재학 감독의 반응이었다. 때론 강한 질책을, 때론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로드는 순한 양이 됐고, 결국 모비스가 우승 상금 3만달러(약 3300만원)를 받게 됐다.
전지훈련의 효과인 듯 했다. 로드는 지난달 6일 일본 가와사키 연습경기에 앞서 지각을 해 게임을 뛰지 못했다. 단 10분 늦었지만, 유재학 감독은 벤치에만 대기시키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유 감독은 "작은 실수처럼 보일 수 있어도 팀플레이를 하는 사람이면 동료들의 시간을 빼앗은데 대해 미안해 할줄 알아야 한다. 이건 문화 차이와는 다르다. 평소 생활태도나 훈련태도에 아무 이상이 없었던 선수면 모르겠지만 로드는 다른 경우다. 이런 식으로 7개월을 버틸 순 없은 노릇"이라고 했다.
그리고 전지훈련을 마치자마자 치른 아시아 챔피언십. 로드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외곽슛을 남발하지도 팀 분위기를 헤치는 행동도 없었다. 2년 연속 이 대회를 제패한 모비스는 새 외국인 선수 네이트 밀러의 활약이 인상적이었으나 그보다는 확실히 무게 중심을 잡아준 로드의 든든함이 컸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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