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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희는 KGC 떠난다...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5-24 19:51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안양 KGC와 서울 삼성의 경기가 25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렸다. KGC 박찬희가 삼성 주희정을 제치며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안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2.25/

안양 KGC 간판가드 박찬희가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로 이적한다?

진실은 무엇일까. 박찬희 이적설에 대한 사실과 뒷이야기를 공개한다. 확실한 건 박찬희가 차기 시즌 KGC 유니폼을 입을 일은 없다.

슈터 집착증 김승기 감독의 선택 결과는?

첫 시작은 전자랜드 한희원이었다.

박찬희와 한희원의 트레이드설은 지난 5월초부터 퍼져나왔다. KGC는 4월 말부터 선수들이 안양실내체육관에 모여 훈련을 시작했는데, 박찬희는 며칠 훈련 후 김승기 감독과 면담을 하고 훈련에서 빠졌다. 이 때 김 감독이 박찬희에게 트레이트 추진을 알렸다.

KGC는 이번 시즌을 마치면 팀 간판 오세근, 이정현, 박찬희가 동시에 FA 자격을 얻는다. 현실적으로 세 선수 중 두 선수를 잡는 것도 버거운데, 그럴 바에는 한 선수라도 일찍 트레이드를 시키고 젊은 유망주 자원을 얻어오자고 판단했다. 오세근은 어디에서도 구하기 힘든 토종 센터고, 이정현은 확실한 팀 스코어러로 자리잡았다. 박찬희가 밀렸다.

여기서 전자랜드와 합이 맞았다. 수비 위주의 끈끈한 조직 농구를 추구하는 유도훈 감독에게 박찬희는 매력적인 카드였다. 박찬희의 앞선 수비 능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고액 연봉자 박성진(2억3000만원)과의 FA 계약을 맺지 않은 것은 박찬희가 들어올 자리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드래프트 2순위 신인 포워드 한희원을 원했다. 한희원은 키(1m95)가 크지만 슛이 좋다. 동기이자 드래프트 1순위 문성곤과 동시 활용을 할 수 있다. 이 말은 팀의 캡틴이자 베테랑 양희종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는 선택이다. 김 감독은 유독 슈팅이 부족한 선수들을 선호하지 않는다. 양희종과 박찬희가 그 희생양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 시즌 예년과 달리 출전 시간이 확 줄었다. 국가대표에 우승을 합작했던 팀 간판 선수들인데, 플레이오프에서 슛이 좋은 김기윤-전성현과 묶여 경기에 출전하는 굴욕을 당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는 실전 감각이 부족하던 전성현 카드로 올인하는 모험을 선택하기도 했다.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재미를 봤지만, 전주 KCC 이지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오히려 팀 분위기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농구는 기본적으로 림에 슛을 성공시키는 스포츠다. 슛이 좋은 선수가 많으면 분명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농구는 슛 만으로 이뤄지는 스포츠도 아니다. 슈터가 슛을 쏠 수 있게 수비와 리바운드 등에서 희생하는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

박찬희는 간다. 변수는 무엇?

물론 변수는 있다. KGC가 국가대표 가드를 보내며 어떤 이득을 취하느냐이다.

박찬희는 현 상황을 봤을 때 99.9% 전자랜드로 이적한다. KGC 관계자가 이에 대해 "6월1일 승인이 되니 그 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기에 100%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트레이드가 사실이 아니라면 이에 대해 부인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자 입을 열지 못했다. 이 과정에는 유도훈 감독과 절친한 이상범 전 KGC 감독까지 개입했다. 그만큼 양팀이 치밀하게 갱을 짰다. 농구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전자랜드가 가난한 구단 이미지가 있지만, 샐러리캡 등의 여유를 봤을 때 다음 시즌 종료 후 박찬희와 FA 계약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초 알려진 한희원과의 맞트레이드 진행이 다른쪽으로 틀어진 점이다. 박찬희의 트레이드 소식이 농구판에 알려지며, 박찬희를 탐내던 몇몇 구단들이 KGC에 다른 카드들로 유혹을 했다. 이에 KGC의 욕심이 커졌다. '처음에는 이 조건에 생각이 있었지만, 이제는 안된다'며 변심을 한 셈이다. 김승기 감독과 구단이 어떻게 하면 최선의 조합을 데려올 수 있을까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설이 많다. 이건 최종적으로 구단들이 어떤 발표를 하느냐 기다려야 한다. 예를 들면, KGC가 한희원에 FA 협상이 결렬된 박성진을 붙여달라고 했을 수 있다. 이게 실제가 되면 전자랜드가 박성진과 계약을 하고 사인앤드트레이드를 하면 된다. KGC가 FA 영입을 하면 엄청난 보상을 해야하기에, 구단들이 FA 선수들을 영입할 때 흔히 취하는 이면 계약이다. 김태술과 강병현의 트레이드가 좋은 예다. 전자랜드에는 정효근, 차바위 등 좋은 포워드 자원들이 많기에 한희원을 대신해 이들이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될 수도 있다.

아니면 제 3의 구단과 삼각 트레이드를 시도할 수도 있다. 실제 KGC가 전자랜드에서 한 선수를 데려오면, 그 선수와 지방 B구단의 가드를 다시 맞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있다. 그 가드는 지난해 신인으로 파이팅이 좋고 외곽슛도 갖추고 있어 김 감독이 선호하는 스타일이라고 알려졌다.

확실한 건, KGC는 박찬희라는 매물로 슈터와 가드 포지션 동시 보강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박찬희 트레이드 파동이 어떻게 결론날 지 궁금해진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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