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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농 챔프전, 지키려는 자(위성우) VS 빼앗고 싶은 자(박종천)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03-15 11:17


사진제공=wkbl

우리은행 한새 위성우 감독(45)은 통합 우승 4연패를 노린다. 반면 KEB하나은행 박종천 감독(56)은 팀의 첫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우승에 도전한다. 위 감독은 정상의 자리를 지키려하고, 박 감독은 기존 판도를 뒤집고 새로운 여왕을 꿈꾼다.

우리은행(정규시즌 1위)과 KEB하나은행(2위)이 16일부터 2015~2016시즌 KDB생명 여자농구 챔프전에서 맞대결한다. 16일 1차전은 우리은행의 홈인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다.

위성우 감독은 현재 WKBL리그에서 최고의 명장으로 꼽힌다.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통합 3연패를 이뤘고 이번 시즌 정규리그 우승까지 견인했다. KEB하나은행의 도전만 뿌리치면 통합 4연패의 금자탑을 완성하게 된다.

위 감독은 지도자로 승승장구했다. 남자농구 KBL리그에선 백업 선수에 그쳤지만, 신한은행 에스버드 코치부터 풍부한 우승을 경험했고 또 승리 노하우를 체득했다. 그리고 우리은행의 사령탑에 올라 꼴찌팀을 바로 정상으로 올리면서 일약 스타 지도자로 발돋움했다.

위 감독은 용장과 지장을 섞어 놓은 사령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선수들의 실수에 불같이 화를 낸다. 선수들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다. 훈련량과 강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그러면서도 전주원 코치와 박성배 코치의 도움을 받아 상대의 허점을 예리하게 파고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위 감독은 현재 WKBL에서 어떻게 팀을 만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지도자"라고 평가한다.

우리은행의 토종 해결사 임영희 박혜진 양지희는 위 감독을 만난 이후 클래스가 다른 선수로 성장했다. 또 외국인 선수 스트릭렌은 위 감독과 함께 농구를 하면서 자신의 경기력이 많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박종천 감독은 우리은행이 독주하는 WKBL리그의 기존 판도를 깨트리고 싶은 야심을 갖고 있다. 그는 최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위트를 섞어 우리은행을 자극했다. "KEB하나은행이 이제 틀을 바꿀 때가 됐다. 물들어올 때 노를 젓겠다. 위성우 감독도 속으로 만날 먹던 밥 싫어할거다. 새로운 밥상을 기다리지 않겠나. 하나은행이 새로운 밥상을 들고 올라가겠다." KEB하나은행은 PO(3전 2선승제)에서 KB스타즈에 먼저 1패한 후 2연승하고 챔프전에 올랐다. 박 감독이 영입해 대박을 터트린 동포 선수 첼시 리와 외국인 선수 모스비는 이번 PO에서 가공할 위력을 보여주었다. 위성우 감독도 첼시 리와 모스비를 주 경계대상으로 꼽고 있다.


박 감독은 2002년 현대(여자농구) 감독으로 우승한 후 14년 만에 챔프전에 올랐다. 그는 선수 시절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여자농구와 남자농구에서 모두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중국에서도 코치로 일했다. 또 방송 해설위원도 했었다.

박 감독은 국내 농구계에서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릴 정도로 조리있게 말을 잘 한다. 그렇다고 절대 말만 앞세우지 않는다. 그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 신기성 코치와 정선민 코치의 도움을 받아 두 시즌 만에 만년 하위팀 KEB하나외환을 창단 최초로 챔프전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우리은행은 거의 빈틈이 없는 팀이다. 하지만 KEB하나은행은 첼시 리와 모스비가 상대 매치업에서 약간의 우위를 가질 수 있다. 챔프전 진출에 만족하지 않겠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쿵따리 샤바라' 춤이든 허슬이든 아니면 굿판이든 뭐라도 펼쳐보겠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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