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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징계풀린 7명의 복귀,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11-14 21:21


KGC 오세근(오른쪽)과 전성현이 반성문을 읽으면 사죄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속속 들어온다. 13일에는 LG 유병훈이었다. 첫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14일에는 KGC 오세근이다. 김선형과 오세근이 포함된 7명(김선형 김현민 김현수 오세근 유병훈 장재석 함준후)은 복귀를 했거나, 준비를 하고 있다. SK 김선형의 경우 21일 동부전에서 뛸 것이 유력하다.

그들은 대학 시절 불법토토 베팅을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기소유예 판정을 받았고, KBL은 이들에게 20경기 출전정지와 연봉의 5% 벌금,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KBL은 두 가지 이유로 징계의 기준을 설명했다. 불법 베팅 당시 프로 소속이 아니었고, 실제 기소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즉, 그들의 죄질이 그렇게 무겁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농구 팬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솜방망이 징계'라는 반응이 대세다.

기본적으로 프로농구의 신뢰도는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졌다. KBL의 난맥상 행정으로 팬심은 많이 떠난 상태다. 이들의 행동은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또 다른 악재가 됐다. 과연 이들의 복귀와 향후 행보를 어떻게 봐야할까.


LG 유병훈이 팬에게 사죄하는 장면. 사진제공=KBL
20경기는 왜 가벼운가

그들은 정상 참작을 할 수도 있다. 대학 시절 가볍게 베팅을 했다. '전문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프로에 입단한 이후 이 사실이 밝혀졌다. 한순간의 실수였다.

하지만, 프로농구는 많은 악재가 있었다. 강동희 전 감독의 승부조작과 전창진 감독의 '지인 연루'로 인해 승부 조작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KBL은 수수방관했다. 프로 선수로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 있다. 비록 대학시절 가벼운 마음으로 했지만, 불법은 불법이다.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다.

게다가 상징성이 있다. 아마선수들이 불법토토가 만연해 있다는 소문이 있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라도 징계는 엄격했어야 했다.

20경기와 연봉 5% 해당하는 벌금은 거기에 적당하지 않다. 최소 프로선수로서 치명적일 수 있는 FA에 영향을 주는 '한 시즌 징계' 정도를 줬어야 했다. 농구 팬의 신뢰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읍참마속'이다.


오세근의 경기장면. 사진제공=KBL
평생의 꼬리표

솜방망이 징계는 대중을 전혀 납득시키지 못한다. 해당 선수에게도 불행한 것은 마찬가지다.

7명의 선수는 징계를 받고, 반성문을 낭독한 뒤 코트에 복귀했다. 당연히 그동안의 마음고생도 있었을 것이다. 징계가 끝난 시점이라면 새 출발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징계가 가볍다'는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불법토토를 했고, 거기에 대한 죗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았다'는 꼬리표가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

KBL이 20경기 징계를 내린 이유는 또 있다. 7명의 선수들 대부분, 팀의 간판스타이거나 주전급 선수들이다. 즉, 이들이 없으면 이슈를 생산할 수 없고, 리그의 질을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다. 결국 그들을 '조기 복귀' 시킨 것은 당장 올 시즌의 프로농구를 위해서다. 그들에게 농구의 미래는 '사치'일 뿐이다. 그런데 이런 결정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일단,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리그의 신뢰도 자체가 완전히 하락했다. 그동안 공들여 쌓아놓은 무형의 자산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프로야구 삼성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도박 혐의를 받고 있던 세 명의 핵심 선수를 과감하게 제외시킨 것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또 하나는 해당 선수에게도 결국 제대로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 채 더욱 큰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LG 유병훈은 13일 창원 동부전에 출전했다. 7명 중 스타트를 끊었다. 그는 "평생 꼬리표가 따라다닐 것이라 생각한다. 진실된 행동으로 조금씩 조금씩 계속 갚아나가겠다"고 했다. 반성의 기미는 충분했다.

하지만 KBL이 정한 징계수위는 대중이 납득이 가지 않는 수준이다. 결국 해당 선수들은 징계가 끝난 뒤에도 많은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오히려 가벼운 징계가 선수들을 더욱 옥죄는 형국이다.


첫 출전한 유병훈의 경기장면. 사진제공=KBL
어떻게 반성해야 하나

불법 토토나 승부 조작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매우 중요하다. 일단 기본적으로 프로는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산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그에 대한 신뢰다.

정직한 땀과 노력이 보상받는 리그라는 점이다. 노력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그 과정에서 팬들은 그 팀과 선수를 사랑한다. 이런 신뢰가 깨지면 그 리그는 없으나 매한가지다.

그 신뢰를 얻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NBA에서는 가장 유력한 방법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고액을 받는 선수들이 지역민을 위해 봉사하고, 재능기부를 하면서 호흡을 함께 한다. 그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NBA가 단지 농구만 하는 단체가 아닌, 지역에 꼭 필요한 존재임을 계속 각인시킨다.

7명의 선수는 사회봉사 활동을 받았다. 대부분 시간을 이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 문경은 감독은 "김선형이 60시간의 사회봉사를 하고 있다. 그 이후 복귀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유병훈은 "봉사를 하면서 정말 많이 반성했다. 내 몸이 건강하고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는 것에 대해 감사했다"며 "앞으로 내가 반성할 수 있는 것은 코트 내에서 최선을 다할 뿐만 아니라, 비 시즌동안 적극적 봉사활동을 통해 과오를 갚아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KBL 징계는 내려졌다. 돌이킬 수 없다. 각 팀들도 추가 징계는 없다. 결국 할 수 있는 방법은 7명의 선수가 스스로 철저히 반성하는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봉사활동'은 현 시점에서 유일한 대안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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