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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 돌렸죠."
하지만 '초보' 사령탑의 맞대결에서 의외로 웃은 쪽은 조 감독이었다. 현역 시절 남다른 승부욕으로 유명했던 그는 사령탑 데뷔 첫 승을 위해 준비를 많이 한 듯 했다. KT가 홈 팀 KCC를 72대54으로 완파했다. 팀 얼굴이 대거 바뀌었지만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KCC전 연승도 '6'으로 늘렸다. 박상오가 27점에 8리바운드, 박철호가 15점에 7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조 감독을 웃게한 박상오+독한 수비
조 감독의 전략은 적중했다. 1쿼터 KT는 11-0까지 앞서며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다. 박철호가 8점을 몰아넣는 깜짝 활약을 하면서 상대를 5분 넘게 무득점으로 묶었다. KCC는 4분16초를 남기고서야 전태풍이 팀의 첫 득점인 3점슛을 성공했다. KCC 팬들의 상당한 기대를 받고 있는 안드레 에밋은 무리한 공격으로 흐름을 끊기 일쑤였다. 애초 에밋은 3점슛보다 패스, 돌파력으로 주목 받은 선수다.
2쿼터에도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KT의 지역방어를 KCC가 뚫어내지 못했다. 에밋 대신 포웰이 코트를 누비는 시간이 늘면서 변화가 있기 했다. 공이 돌기 시작하며 페인트존에서 득점이 늘었다. 하지만 3점슛이 터지지 않으며 답답한 경기력은 계속됐다. 특히 김효범이 노마크에서 득점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한 두 차례만 3점포가 터지면 상대의 수비 변화가 있을 게 뻔한데, 시종일관 슈터가 침묵했다.
이에 반해 KT는 박상오가 펄펄 날았다. 전반까지 17분40초를 뛰면서 15점을 몰아 넣었다. 7차례 던진 2점슛은 모두 성공, 리바운드도 5개나 낚아챘다. 박상오는 수비에서도 공헌이 컸다. 상대 외국인 선수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들며 신경을 자극했다. KT는 전반을 35-24로 앞섰다. 여기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끝내 터지지 않은 KCC 3점슛
센터가 없는 KCC는 후반에도 3점슛에 의존했다. 지역 방어를 깨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기도 했다. 그러나 전태풍을 포함해 김효범 김민구의 슛은 끝내 림을 외면했다. 외곽을 도는 선수들의 슛 컨디션이 동시에 뚝 떨어진, 보기 힘든 날이었다.
KCC는 이날 무려 30개의 3점슛을 시도했다. 그 중 전태풍이 2개를 집어 넣고 김효범과 정희재가 각각 1개씩 성공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리그 평균 3점슛 성공률은 33.6%인데 KCC 선수들은 13.3%를 찍었다. 거기에다 2점슛 성공률도 뚝 떨어지며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쉬운 슛도 잇따라 놓치니 추 감독이라고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추 감독은 경기 후 "오픈 찬스 자체가 안 났다면 대안을 찾았겠지만 쉬운 찬스에서 득점이 되지 않아 아쉬웠다. 슈팅 타이밍이 너무 빨랐다"고 밝혔다. 전주=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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